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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미군기지 이전, 삶은 계란에 노른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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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미군기지 이전, 삶은 계란에 노른자가 없다.
  • 김승환
  • 승인 2014.11.1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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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동양뉴스통신]김승환 기자=한국정부는 지난 2004년 부터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하겠다며 10년 이란 시간과 2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쏟으며 서울 한복판의 미군을 평택으로 이전키로 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결국 전작권 무기한 연기와 함께 한미연합사 잔류가 결정됐다.

아울러 210 화력여단도 군이 대북 포병전을 전개할 능력을 아직 갖추지 못해 불가피하게 휴전선에 가까운 동두천 잔류를 요청한 것이다.

계란은 삶았는데, 노른자는 없다. 결국 전작권 전환의 사실상 무기한 연기와 함께 연합사 이전도 ‘사실상 무기한 연기’돼 용산공원 조성 계획도 물 건너 가거나 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이다. 

애초 유지하기로 했던 연합사 본부 건물과 작전센터 등에 더해 전체 부지 중 10%를 연합사를 위해 떼어낸다면 약 46만여㎡, 축구장 60개가 넘게 들어가는 엄청난 면적이 잔류한다는 것이다.

노른자가 없기는 평택 또한 다르지 않다. 지역의 4선 중진인 원유철(새. 51)전 국방위원장은 “현재 연합사에 근무하는 미군 600여 명 중 필수 최소 규모의 인원 200여명만 용산기지에 잔류하게 된다”면서 “2016년까지 평택으로 이동하는 연합사 소속 미측 인원이 잔류하는 인원의 배가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기지 이전 계획에 따르면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일대에 새로 조성된 약 1465만㎡ 규모의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K-6)는 2015년 90% 이전, 2016년 이전 마무리 단계를 거치면 미군 약 4만여명, 미군 가족과 미 군무원 포함 약 8만여명이 거주하는 사실상 신도시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숫자의 문제가 아니란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실. 특히 용산에 남는 한미연합사는 인원이 아무리적다고 주장하지만 미군기지의 두뇌와 다름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즉 연합사령부의 핵심참모들이 용산 기지에 그대로 남는데 국내외 국방관계자는 물론 VIP급 인사들이 과연 평택으로 방문하겠느냐 하는 사실이다.

사실 정든 고향과 집과 농토를 빼앗긴 대추리와 송탄 주민들의 입장에선 그나마 지역의 발전을 위로 삼아 정부가 정한 이주마을로 이사했다. 그런 그들에게 한미연합사 잔류는 상실감과 허탈감, 무력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는 여론이다.

동두천 또한 노른자를 빼앗긴 건 매 한가지다.

현재 미 화력여단 부지에 외국대학과 연구단지, 대기업 생산시설 등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마련 중이었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지역경제가 살아나길 바라던 주민들은 기지 잔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동두천은 시 면적의 42%를 미군공여지로 내준 피해지역으로 한국전쟁이후 60여 년간 재산세 등 약 36조9000원억의 경제적 손실을 봐왔다는 주장이다.

앞서 미군기지의 평택 재배치는 지난 2004년 연합토지관리계획(LPP) 개정협정으로 10년간 추진돼 온 사업이다. 

2016년 최종완료시점을 불과 2년 앞두고 불거져 나온 잔류결정은 한국정부가 서울시민과 동두천시민, 평택시민 모두에게 노른자 없는 계란을 안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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