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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기량, 치어리더 후배 양성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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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기량, 치어리더 후배 양성 꿈꾸다
  • 최정현
  • 승인 2015.06.19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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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이 안정적으로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동양뉴스통신]최정현 기자=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유명한 치어리더를 꼽으라면 단연코 첫 번째 꼽히는 사람이 있다. 박기량(25)씨. 그녀는 기획사 RS컴퍼니 소속으로, 현재 롯데자이언츠 대표 치어리더다.

그녀는 앞서 울산 모비스 피버스와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 KDB 위너스 여자농구팀에서도 치어리더로서 활약했으며, 매 경기마다 선수들에게는 사기를 북돋우고, 관중들에게는 흥을 더하며 유명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올해로 치어리더 경력 9년차인 그녀를 18일 오후 5시 목동 야구경기장에서 만났다.

-치어리더의 길을 택한 동기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 장기자랑에서 친구들에게 댄스공연을 하기도 했다. 길 가다 치어리더 언니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모델, 연예인으로 유혹하는 사기가 많아 관심이 없었다. 그 언니를 3번째 만나 같이 관련 회사에 가게 됐다. 부모님은 취미삼아 해 보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오래 할 줄 몰랐다고 하신다. 대학교 들어갈 때 그만두어라 하셨는데, 동의과학대 항공운항과 졸업 후 치어리더 길을 걷고 있다. 2007년부터 치어리더를 했고, 2009년부터 롯데자이언츠팀에서 응원하고 있다.”

-체력관리가 무척 중요할 것 같은데 관리 비법은?

“원래부터 체력이 좋지 않았다. 이 일을 하면서 좋아졌다. 모두 몸매 관리 물어본다. 뛰는 것만으로도 유산소 운동이 되며 유지관리가 된다. 그런데, 지난해 말, 올해 초부터 몸이 예전 같지 않다. 야식 먹으면 배가 나오고, 옆구리가 나왔다. 이제 밤에는 야식 안 먹고, 시간날 때 헬스장에 가서 개인 운동하고, 관리하고 있다.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준 연예인과 같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여타 치어리더들과의 차별성이 있다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워낙 야구하면 부산에서는 롯데자이언츠가 인기 있지 않는가. 오래 동안 한 팀에서 응원했던 것이 야구팬들에게 이쁘게 보인 것 같다. 다른 치어팀과의 차별성을 굳이 꼽는다면, 우리팀은 검정색 머리를 하자고 약속했다. 우리팀은 9명인데, 리더로서 제시하는 의견을 모두 불평불만 없이 따라줘 고맙다. 리더로서 통일감을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저는 이쁜 얼굴은 아니다. 개성 있게 생겼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약간 이국적으로 생겼다는 말을 듣는다. 눈은 들어가고 코는 나오고 이국적인 느낌 때문인 것 같다.”

-치어리더로서의 수명이 길지 않을 텐데, 이후 후배 양성 또는 재능나눔 기부 등의 의향이 있는지?

“꼭 하고 싶다. 이 직업은 약간 업무 환경이나, 구조적으로 아직도 안 고쳐진 부분이 있다.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오래는 못할 것이다.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한다. 능력이 된다면 치어리더 후배들을 키우고 싶다. 후배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안정적인 터전도 마련해주고 싶다. 대학생들과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해 본 적이 있다. 내가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들이 구체적인 꿈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꿈을 가지고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한다며 나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개인적으로 치어리더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마디 한다면?

“아무래도 들어와서 일 년 이상 버티기가 힘들다. 시간이 지나면 많은 연습량에 몸이 적응하고 당연히 여겨져 할 수 있는데, 쉽지만은 않다. 요즘 후배들은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적다. 급여나 출근시간 등 현실적인 부분을 따지기 때문인 것 같다. 치어리더를 하려면 일단 스포츠를 좋아해야 하고,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직업정신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 2~3개월 후 나가더라. 겉모습을 보고 좋아서 오지만, 그런 친구들은 오래 못 간다. 사람들 앞에서 춤출 수 있는 기질 있는 친구들이 온다.”

-치어리더로서 자부심이 느껴질 때는 언제인가?

“응원해서 좋아하는 팀이 이겼을 때다. 승리로 이어지면 팬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팀장이다 보니 아무래도 후배들을 잘 훈련시켜 나왔을 때 많은 분들이 ‘이 팀 정말 최고다’ 평가할 때 자부심이 느껴진다. 칭찬받으면 기분이 좋고 보람 있다. 안무를 짤 때 더욱 신경 쓴다.”

-치어리더로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사직야구장에는 우리팀의 대기실이 있어 잠시 쉬며 먹을 것을 먹지만, 원정 경기일 경우, 팬들이 준 선물을 놓거나, 먹을 곳이 없어 화장실을 이용하는 난처한 때가 있다. 화장실에서 팀원들이 먹는 것을 보고 치어리더들이 밥을 화장실에서 먹는다고 소문이 잘못 나기도 했다. 또다른 어려움은 치어리더들에게는 안정적인 수입이 없다는 것이다. 일부 월급을 받기는 하지만, 경기당 수당을 받는 처지여서 약간 비수기이거나, 경기가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려움이 있다. 이런 후배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후배들이 안정적인 수입원이 있으면 좋겠다.”

-경기장을 방문하는 관객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팬들이 많이 줄었다. 이 더운 날씨에 와 주시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앉아서 더위를 느끼는 것도 힘드실텐데, 와주셔서 감사하다. 자주 뵙는 팬들에게 감사하다. 경기장에 사람이 없으면 힘이 빠진다. 응원하는 분들이 많으면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선수분들도 더 노력하게 된다. 앞으로도 많이 오셔서 힘이 돼주시면 좋겠다.”

-반드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가? 30년 후 모습을 그려본다면?

“모두 치어리더로서 안정적인 직장인이 됐으면 좋겠다. 예전에 비해 훨씬 좋아졌지만,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한다. 30년 후 딸 벌이 되는 치어리더들 50여명을 둔 CEO가 돼 있을 것 같다. 중년에 배우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단란한 가정과 자식들도 있을 듯 하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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