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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난 틈을 이용해서 훔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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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난 틈을 이용해서 훔쳐라
  • 이송
  • 승인 2011.11.06 0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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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의 중국이야기-지략의 귀재> 5계 진화타겁(趁火打劫)
"진화타겁에 당하지 않기 위해 실수 하거나 기회를 주지 마라"
진화타겁(趁火打劫), 불이 난 틈을 이용해서 도둑질한다는 뜻이다. 상대방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나의 이익을 챙기거나 상대방에게 타격을 가한다는 전략이다.

진화타겁은 상대방 진영에 불을 일으켜 상대방이 혼란에 빠지기를 기다리는 격안관화(隔岸觀火) 전략을 먼저 실행한 다음에 후속 전략으로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상대를 먼저 위기에 빠뜨려 놓고 공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조조가 오(吳)나라와 큰 전투를 벌이느라 정신이 없을 때, 제갈량(諸葛亮)은 이 기회를 이용해서 조조의 땅 일부를 손쉽게 차지했다.

이 덕분에 근거지가 없이 떠돌던 유비(劉備)는 활동 근거지를 확보하고 삼국지의 주역으로 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제갈량의 진화타겁 전략 덕분에 역사적 인물로 남게 된 것이다.

시간끌기로 협상 승리

1980년대 초, 중국의 모회사는 칠레의 어느 동(銅)광산이 파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광산주가 채무를 갚기 위해, 막 수입해 들여온 차량 1,500대를 경매로 팔려고 한다는 정보도 입수했다.

당시 중국은 외제 차량이 아주 귀한 시기였기 때문에, 중국회사 사장은 과감한 결단을 내려서 직원을 칠레로 파견했다. 협상 전략에 능숙한 중국회사는 동 광산주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을 끌며 가격을 계속 깍아내렸다.

결국 원가의 38%밖에 안 되는 헐값으로 신차 1,500대를 모두 사들였다.

중국회사는 시간을 질질 끌어가며 가격을 후려친 덕분에, 미화 2,5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 중국인들은 비즈니스는 전쟁 같이 해야 한다고 항상 말한다. 상대방이 위기에 빠지면 가격을 협상할 수 있는 주도권을 상실하여, 목줄을 맨 개처럼 끌려 다니는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즉, 상대방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기 때문에, 상당한 손실이라도 감수해야만 하는 피동적 상황이 된다. 이때가 바로 상대방을 내 마음대로 주물러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중국인들은 상대방이 강해서 공격하기 어려울 때에는, 무리하게 공격하지 말고, 먼저 상대방의 약점을 찾고, 상대방이 실수하기를 기다리라고 한다. 상대방이 조그만 실수라도 하면 이를 놓치지 않고,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상대 진영에 불을 질러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이다.

즉, 첫 단계로 상대방 내부에 분열을 일으켜 위기에 빠지게 하고, 둘째 단계는 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술책으로, 상대를 완전히 회복불능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로부터 내가 원하는 목적이나 재물을 손쉽게 취득하는 것이 마지막 단계이다.

이러한 진화타겁 전략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미연에 방지하는 마음과 자세가 중요하다. 그리고 상대방이 틈새를 파고 들어와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실수를 하거나 기회를 주지 말아야 한다.

특히 내부적으로 단결하여 이간질이나 모함에 속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인간은 원래 의심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간질에 당하지 않도록 더욱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불이 났을 때는 신속하게 꺼야 하듯이, 실수를 하거나 문제가 이미 터졌을 때에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수습해야만 상대방의 후속공격을 막아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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