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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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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의 길
  • 노승일
  • 승인 2019.10.14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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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구 청주시 오창산단 관리과장
한현구 청주시 오창산단 관리과장

[청주=동양뉴스] 북한은 지금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찬스는 우연히 찾아오지 않았으며 북한의 오랜 기간 노력 끝에 생겼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이 변화를 통하여 이번 기회를 잘 살린다면 남부럽지 않은 국가로 변신하리라 본다.

반면에 기존의 태도를 견지해 호기를 흘려보낸다면 위기를 초래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 기회는 다름 아닌 핵을 둘러싼 미·북간 협상이다.

지금까지 양국 간 협상에서, 미국은 북한이 먼저 핵 폐기 로드맵에 조속히 합의하고 이행할 것을 강력히 주문하고 또한 희망한다.

경제적 지원이나 제재 해제는 그 다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비해 북한은 핵 사찰이나 폐기를 지원 방안이나 해제 조치와 연계시켜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방식을 주장하고 이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합중국은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있어 지도자가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성과를 내고 싶은 의욕도 강하다.

일단 이북에게 유리한 협상 국면이다. 만일 북한이 미국의 의견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전격적인 이행에 들어간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지금까지 북한의 지도자는 핵을 비롯한 생화학무기를 전량 폐기 내지 반출시 미국의 태도가 돌변할까봐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없애는 것뿐만 아니라 굳게 닫힌 문빗장을 연다면 어떨까.

더 이상 미국의 위협이 되지 않고 인민을 위한 정치를 편다면 그럴 공산은 절로 사라진다.

또한, 전쟁 위험을 현저히 줄인 공로로 남북미 수반이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생긴다면 삼국 지도자의 위상이 한껏 오르는 것은 물론, 미국이 북한 체제를 무너뜨리거나 어떤 군사적인 행동을 감행하려던 시나리오는 미래의 추억거리로 남지 않을까.

여기서, 북한이 인민을 살리고 나라를 보전할 길이 과연 무엇인지 명백히 할 필요성을 느낀다.

말은 아끼고 있으나 이북은 베트남이나 중국이 걸어온 개혁개방이 앞으로 살 길임을 익히 알고 있으리라.

또 한편으로 대문을 열면 정통성 내지 유일체제가 무너지거나 민심이 이반될까봐 내심 우려하고 있으리라. 나가고자 하는 길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본다.

대내외적 개혁개방이 북한의 길이라면 그 길을 코뿔소처럼 가되, 부작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으면 될 일이다.

만일 그 방도를 구하는데 미국의 도움이 절실하다면 어찌 되는 것인가.

북한이 지금까지 미제(북한식 표현) 타도를 줄곧 외쳤으되 앞으로 남한과 함께 미제에 힘입어 살 길이 열리는 아이러니 내지 반전이 일어날 수 있겠다.

남북미나 북미의 핵 협상장에서, 핵을 비롯한 대량살상 무기의 신속한 제거 방법 등에 대한 논의에 더하여 추가할 사항이 자연스럽게 부상한 바, 북한의 개혁개방에 관한 로드맵과 이를 뒷받침하는 지원에 관한 내용이다.

세 나라가 함께 모여 터놓고 의논을 지속해 간다면 따뜻한 합의에 이를 수 있으리라 본다.

그 요체는 잡은 물고기를 주고받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전수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북한 지도자가, 다수의 인민들이 고래등같은 기와집에 살며 고깃국에 이팝 말아 먹기를 소원하며, 통 크게 결단한다면 보다 쉽게 합리적이고 적절한 시간표와 방도가 도출될 수 있으리라.

회담을 통하여 북녘의 핵, 개방, 먹거리라는 3대 난제가 동시에 풀리게 되면 남북한이 함께 번영하며 세계로 웅비할 날이 예상보다 당겨지는 셈인가.

굳이 사족을 달자면, 북한이 동맹관계인 중·러와 각별히 우의를 다지거나 지도자간 친밀을 과시하는 만남은 지극히 당연하나, 혹여 이를 핵협상 과정과 연계하거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거나 혹은 호가호위하기 위함이라면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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