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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 농업명장 이대건 박사 "춘란 도랑치고, 가재 잡는 매력적인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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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 농업명장 이대건 박사 "춘란 도랑치고, 가재 잡는 매력적인 취미"
  • 윤진오
  • 승인 2020.11.24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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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명장 이대건 박사
농업명장 이대건 박사

[동양뉴스] 춘란을 가까이하면 얻는 효과가 크다. 군자의 도리를 배울 수 있고 인내심도 기를 수 있다. 인생의 희로애락, 생로병사의 의미도 배울 수 있다.

난은 하루아침에 훌쩍 자라지 않는다. 한 촉이 성장하는 데 족히 1년이 걸린다. 한 품종으로 작품을 만들려면 작게는 4년, 많게는 7~8년 가까이 인내하며 배양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인생의 진리도 터득할 수 있다. 인생사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꿈을 이루기까지 인내하며 도전할 때 마침내 인생의 열매를 거둘 수 있다. 난초도 같다. 인내(忍耐) 없이는 난초를 기를 수 없다. 그래서 난초를 배양하다 보면 삶이 깊어지고 성숙해진다.

애란 생활은 녹색 취미로서 원예치료 효과가 탁월하다. 자기를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마음과 정신의 치료, 심신의 안정감도 누릴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취미생활, 소득 창출, 작품 활동 등 매력이 무궁무진하다.

춘란은 취미활동으로는 최고의 영역이다. 인간이 취미활동을 하는 이유는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다. 즐겁지 않고 괴롭다면 취미는 그 의미를 잃는다. 많은 사람들이 애란 생활을 하는 것은 그만큼 즐거움을 주는 요소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춘란이 주는 즐거움 중 으뜸은 배양 과정에서 느끼는 행복감이다. 동양란 중 변화가 가장 많은 것이 춘란이다. 특히 한국춘란은 배양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스스로 진화를 하는 것이다. 한 줄 호가 들어 있는 난이 중투로 발전하고, 빳빳해서 분에 올린 난이 단엽종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잎의 추세로 꽃의 화형을 가늠하고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색화를 기대하고 배양하는 즐거움도 무시할 수 없다. 춘란은 계절마다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므로 그 추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춘란은 봄이면 꽃이 만개한다. 춘란 꽃을 보면 그 아름다움에 단번에 매료되고 만다. 단아한 모습, 은은한 색감에 청초함까지. 꽃잎의 형태와 색감에 따라 다른 매력을 발산하니 한번 매력에 빠진 사람은 헤어 나올 수 없다. 그래서 중독성이 있다.

신아(新芽-새로 돋은 싹)가 나올 때는 또 어떤가. 매일 난실을 드나들며 신아를 감상하는 재미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신아의 형태가 꽃의 미래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므로 돋보기를 들이대며 관찰한다. 이는 어쩌면 인간 군상의 인생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같다. 어린 시절의 삶의 모습으로 장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번식이 주는 즐거움도 크다. 다산을 해서 번식이 잘되면 기분이 좋다. 상품성 있는 난이 건강하게 잘 자라 작품성을 갖추어 가면 기쁨은 배가 된다.

나와 처음 인연을 맺는 과정에서의 즐거움도 크다. 산채를 가서 기대할 수 있는 난을 만났을 때의 기쁨은 몸의 호르몬까지 변화시킨다. 짜릿짜릿한 느낌은 좋은 호르몬을 분비시켜 건강을 선물로 준다. 작품 계획을 세우고 개성 있는 옵션을 갖춘 품종을 탐색해 고르고 사는 기쁨도 있다. 미래를 기대하며 한 촉을 들이는 기쁨은 훗날을 위해 통장을 만들고 적금을 붓는 기분과 흡사하다. 기대하는 난초와의 첫 만남은 항상 설레고 기쁘다.

춘란의 또 다른 매력은 작품 활동을 통해 얻는 즐거움과 성취감이다. 난초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 중 하나는 작품을 만들어 만인에게 선을 보이는 것이다. 난초가 가진 특성을 잘 발현시켜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난계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을 말한다. 그 과정에서 숱한 실패와 좌절을 겪기도 한다. 난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해 멋진 작품을 완성하지 못했을 때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난의 특성을 잘 파악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만족감과 성취감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다. 흔한 태극선이라도 작품 설계를 하고 구상한 것을 크고 작은 위기를 기술적으로 극복해가며 만들어내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태극선이 되는 것이다. 난계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키는 명예도 얻는다. 두둑한 상품까지 챙길 수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가치가 올라간다. 입상한 난초 가격도 올라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춘란을 배양하는 매력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수익이 창출된다는 것이다. 용돈벌이에서부터 고수익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것이 춘란의 세계다. 춘란이 도시농업의 한 축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춘란으로 고수익을 올리고 있어서다.

전업주부가 춘란으로 연간 1억을 번다는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적이 있다. 57세의 K씨는 춘란을 길러 고수익을 올린다. 가능성 있는 종자 한두 촉을 들여 작품성 있는 대주(난초의 포기 수를 세는 단위로 5촉 이상)의 난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주로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센터에서 매월 열리는 경매를 활용한다. 그녀는 춘란을 기르는 재미를 이렇게 전한다.

“난을 바라보면 심리적 안정을 얻게 돼요. 난을 구입하는 사람도 그런 목적으로 사는 거죠. 원예치료와 힐링을 할 수 있는 기회거든요. 또한 동양문화의 한 축이라 친숙하고 어디에든 놓아두고 보고 즐길 수 있고요. 춘란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자 녹색 보석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내 주변에도 춘란으로 연간 소득이 상당한 사람이 많이 있다. 도시농업으로 춘란을 선택해 고수익을 올린다. 용돈벌이서부터 고수익을 올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아무튼 춘란의 매력과 깊이는 무한하다. 그야말로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쏠쏠한 재미와 즐거움을 안겨준다. 이 매력과 가치는 춘란을 가까이하는 사람만 느낄 수 있다. 그 즐거움을 모두가 함께 느끼고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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