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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 '그린음악농법'…오경배 유기농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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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 '그린음악농법'…오경배 유기농 명인
  • 서한초
  • 승인 2021.04.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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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엔 클래식, 오후엔 전통음악…23년째 친환경농법 실천
전남 강진 오경배 유기농 명인.(사진=전남도 제공)
전남 강진 오경배 유기농 명인.(사진=전남도 제공)

[전남=동양뉴스] 서한초 기자 = “음악으로 심신을 치료한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음악으로 벼를 재배한다는 말은 처음 듣는 얘기입니다.”

지난 22일 전남 순천시 낙안면에서 만난 20년째 벼농사를 짓는 최모씨의 말이다.

농촌 들녘에 음악이 흐른다. ‘피가로의 결혼’,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등 클래식 음악이 키낮은 논두렁을 넘어 잔잔한 파고를 만든다. 그 파고를 따라 바람이 분다. 바람에 모(秏)가 흔들리면서 자란다.

햇살이 정점을 지나 부드럽게 기울이려하면 들녘에는 다시 풍악이 울려 퍼진다. 전통음악인 사물놀이, 농악 등이 힘겨웠던 하루를 흥겹게 마무리 한다. 새들도 나무들도 풍악에 맞춰 춤을 춘다.

전남 강진 어느 농촌 들녘의 모습이다. 40여개의 스피커에서 다양한 음악이 흐르면서 들녘은 어느새 모(秏)들의 무도회장이 된다.

23년째 그린음악농법을 고집해 온 오경배(영동농장 대표) 유기농 명인만의 친환경 농법이다. 음악과 토양미생물을 이용해 고품격 유기농 쌀을 생산하는 오경배 명인만의 고집이다.

영동농장 오경배 명인의 친환경 재배는 1998년부터 시작했다. 경험과 매뉴얼도 없어 병충해에 자주 시달렸고 친환경농업 10년 동안 잡초와 전쟁을 치를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는 성공적인 친환경농업을 달성하는 데 많은 자양분으로 작용했다.

오 대표는 친환경농업에 대한 전문성과 기술을 인정받아 지난 2011년 벼 분야 전남도 유기농 명인 7호로 지정됐다. 2016년에는 USDA(미농무성) 유기농 쌀 인증을 획득하고 2017년에는 유기농 쌀 7t이 즉석밥으로 가공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바이오프랜트에 유기농 쌀 39t을 즉석밥 원료로, ㈜일화에 유기농 겉보리 200t을 맥콜 음료 원료로 납품하고 있다.

그린음악농법은 벼가 잘 자라도록 어린 모(秏)에서부터 출수 35일까지 클래식과 전통음악을 들려주는 농법이다. 벼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영양분 흡수를 촉진하고 병충해 발생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쌀의 당도 높아져 밥맛을 좋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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