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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연향뜰 개발사업…許(시장)-許(의장)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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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연향뜰 개발사업…許(시장)-許(의장) 충돌
  • 서한초
  • 승인 2021.10.1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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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시급한 사안이다. 토지보상비 매년 상승이 걱정"
議 "국가정원 조성 취지와 부적합, 장기적 혜안이 부족"
民 "도시개발이든 공동주택이든 토지 매입이 우선"
허석 순천시장과 허유인 순천싱의장.
허석 순천시장(왼쪽)과 허유인 순천시의장.

[순천=동양뉴스] 서한초 기자 = 전남 순천시 연향뜰 도시개발 문제로 시장과 의장이 충돌했다. 허석 순천시장은 "행안부 심사 결과에 맞춰 공동주택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허유인 순천시의장은 "순천 정서를 무시한 발상이고, 국가정원을 조성한 취지하고도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 공동주택 vs 장기적 혜안 '이견(異見)'

지난 8월 19일 순천시는 '연향뜰 도시개발사업 도시계획(용도지역) 변경 결정안에 대한 의견청취' 공문을 시의회로 보냈다. 순천만국가정원과 연계해서 연향뜰을 개발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또 도시개발사업구역 내외 지역을 '생산녹지'에서 '자연녹지'로 변경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순천시의회 허 의장은 안건을 해당 상임위에 회부하지 않았다. 허 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회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4가지 이유를 역설했다. 그 중에 설득력을 갖는 건 "연향뜰의 활용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내용이다.

장기적인 혜안을 갖고 연향뜰에 아파트가 아닌 콘도나 팬션 등 숙박시설을 늘려 관광객 유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순천만국가정원을 최초 설립할 당시 도시의 팽창을 막고 자연을 활용하자는 취지였는데 아파트를 짓는 건 취지와 맞지 않다는 말이다.

◇ 시장, 임기내 강행(?)

허 시장은 연향뜰 도시개발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8개월 여 남짓 남은 임기내에 연향뜰 도시개발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생각이어서 시의회와의 충돌은 앞으로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순천시가 도시개발한다고 계획을 준비하자마자 현지 땅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기 시작했다면서 투기 의혹을 제기하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6일 연향3지구에 사는 시민 K모씨는 "벌써부터 A모 여인이 평당 120만원 하던 것을 평당 250~300만원을 받게 해준다면서 지주들을 만나고 다닌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순천시 신영수 도시건설국장은 동양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연향뜰 도시개발은 행안부 투자심사에서 공동주택을 포함한 조건으로 승인을 해준 만큼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공시가가 매년 10%만 올라도 토지보상비가 2~300억원이 금방 늘어남으로 빠른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시가 도시개발을 위해 도시계획 변경안을 제출한 부지.(인공사진 켑처)
전남 순천시가 도시개발을 위해 도시계획 변경안을 제출한 부지.(사진=인공사진 캡처)

◇ 許 의장, 속도가 아닌 방향

허 의장은 연향뜰 도시개발을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만 아파트(공동주택)를 짓는 것은 절대 반대라는 입장이다.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수렴해서 순천 정서에 맞는 도시개발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순천시가 시의회에 송부한 1월 15일자 도시기본계획 변경안과 8월 19일자로 송부한 개발구역 내외 토지 용도변경안에 대해서도 허 의장은 무분별한 건물위주의 개발이 우려된다는 생각이다.

순천시의회 김미연 도시건설위원장은 동양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건위 위원들 간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후세에 부메랑이 되는 개발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급하게 추진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검토하면서 국가정원과 연계되는 광장이라든지 자연친화형 도심으로 개발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시의회 민주당 의원간 내홍

연향뜰 개발은 급진론자와 신중론자의 입장차만 확인됐다. 개발을 반대하는 것보다 순천 정서에 맞게 추진하자는 신중론자들의 주장에 시민들의 의견의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는 분위기다. 더욱이 항소심이 계류 중인데도 서둘러서 개발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 허 시장에게는 마이너스다.

하지만 시의회도 의견이 통일된 것은 아니다. 일부 의원들은 "허 의장의 독단적인 의견일 뿐이다"라고 일축한다. 아직까지 내홍이 깔려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내홍(內訌)은 반드시 상처와 흔적을 남긴다.

8대 시의회도 종착점에 다다르고 있다. 화려한 날은 가고 이제 회자정리(會者定離)를 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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