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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잠시 멈추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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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잠시 멈추어가자
  • 서다민
  • 승인 2021.10.27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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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범 교수의 세상을 보는 눈 ⑲
강경범 교수.
강경범 교수.

[동양뉴스] 2013년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를 시작으로 2021년 10월 누리호 발사는 우리도 이제 우주를 향하여 한발 다가섰다는 감흥에 젖게 한다. 누리호 발사 이후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일몰은 인간의 부족한 언어를 비웃기라도 하듯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이루어내고 있다. 단지 그 고마움에 경의를 표할 뿐이다. 창밖 들녘의 풍경 서리맞은 낱알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시간은 흐르는 것인가. 어느 학자의 이야기처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고 있다면, 지금 이 모든 것은 어쩌면 가을의 정서 안에 멈춰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신종바이러스와 강력한 변이바이러스 출현, 돌파 감염 등 우리 생활은 사회적 거리 두기의 장기화와 함께 많은 환경의 변화를 초래하였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행동에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초래되는 영향은 긍정적인 요인보다 부정적 요소가 많았으리라. 얼마 전부터 각국은 시민의 권리 기준에 있어 그 잣대가 모호한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정부 또한 국민의 70% 이상 백신 접종을 끝내고 항체 형성 기간을 마치면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이라는 전제 조건하에 새로운 방역체계의 일환으로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를 떠올리며 사뭇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약 2년간에 걸친 팬데믹의 장기화는 바이러스의 완전한 종식보다 공존을 택한 것이리라.

환절기 탓인지 밤낮의 기온 차가 심하다. 오랜 시간 사회적 거리 두기는 심한 감정의 기복과 심리적 불안요인 등 많은 부작용 사례가 속출하였으나 다른 한편 비대면으로 일부 청소년 문제 등 사회문제는 오히려 감소의 폭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단계적 일상생활의 복귀는 주춤하던 대인접촉의 기회를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굶주린 승냥이처럼 관계에 목말라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비대면으로 절제되었던 감정의 새로운 기폭제로 올바른 소통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 보자. 장기간 대화의 단절로 소통의 아쉬움은 있겠지만 한동안 정체되었던 상황에서 새로운 관계의 형성으로 각자 차이점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욕구에 귀를 기울이며 순조롭게 대화하는 것은 어떨까.

고대 그리스 철학에 판단중지(判斷中止)를 뜻하는 에포케(εποχη)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상대방의 생각에 때론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데 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면 이렇게 되고 저렇게 이야기하다 보면 저렇게 되듯,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상황에서 그 당시 회의론자들은 판단중지를 선언하였던 것이다. 왜냐하면 사물에 대한 “기존의 관점”과 “선입견” 그리고 “습관적인 이해”를 배척한 것이다. 비폭력 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의 마셜 로젠버그(Marshall B. Rosenberg) 박사는 근본적인 질문에 “우리 인간이 기꺼이 서로를 돌보며 돕는 일을 즐긴다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조차 사람들은 왜 폭력을 행사하며 고통을 만들어가는가”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백신은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갖추기 위한 예방의약품이지 치료제가 아니다. 조심스럽게 바이러스와의 공존, 단계적 일상생활 복귀를 기대할 때 무엇보다 교감(交感)의 중요성이 필요한 시기이다. “몽둥이로 맞으면 멍이 들지만 혀로 맞으면 온몸이 부스러진다.”는 속담같이 눈높이에 맞추어 생각을 공유하고 가슴속의 소통을 이끌어가는 것이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고통이나 갈등, 미움 그리고 다양한 의도와 동기 등에 대한 이해 즉 타인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하여 늦가을 정서에 맞게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생각을 잠시 멈추어가자.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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