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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행복수성' 내건 대구 수성구청, 휠체어 장애인에게는 '불편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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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행복수성' 내건 대구 수성구청, 휠체어 장애인에게는 '불편수성'
  • 이동엽
  • 승인 2022.07.28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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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 휠체어·스쿠터 접근이 힘든 대구 수성구 행정복지센터
수성구청 전졍(사진=이동엽 기자)
대구 수성구청 전경

[대구=동양뉴스] 이동엽 기자 = 대구 지역 '일등 구청'이라고 평하는 대구 수성구청에서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민원 업무를 편하게 볼 수 없다. 그런데 수성구청 관계자들은 그 이유를 모르는 모양이다.

장애인들이 불편함 없이 민원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복지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그렇지 못한 현 상황에 본지 기자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본지 기자는 지난해 12월 구청에 메일을 보내 '본청과 23개 행정복지센터 내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현황'을 물었다.

구청 측에서 보내온 답변 메일에 따르면 본청 및 행정복지센터 내 휠체어 접근로 유효 폭(1.2m)은 모두 확보돼 있으며, 관내 11개 행정복지센터 외에는 장애인 도움 벨이 모두 설치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범어4동, 만촌2동, 지산2동, 황금2동, 파동 행정복지센터는 현재 휠체어 접근로 유효 폭이 확보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전폭이 640㎝인 장애인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접근로를 통행하기 어려워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구청 측에서 어떠한 기준으로 통행이 불편한 접근로 유효 폭이 "확보돼 있다"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사진=이동엽 기자)
휠체어 접근로 (사진=이동엽 기자)

특히 범어4동 행정복지센터는 진입 입구가 좁은 데다 주차금지 설치물, 쓰레기 등이 있어 통행이 불편하다. 황금2동 행정복지센터의 경우에는 일반도로와 복지센터 간에 둔덕(언덕진 곳)이 있어 소형 전동휠체어는 진입이 불가능하다.

장애인 도움 벨 설치 여부도 구청 측이 보내온 답변과 상이했다.

구청 본관 좌측 계단 측면에 설치된 도움 벨은 둔덕 위에 있어 휠체어 사용자가 누를 수 없는 실정이다.

황금2동 주민센터를 방문한 장애인 A씨는 "행정복지센터 입구에 휠체어 바퀴 높이의 3분의 1 정도 되는 턱이 있어 진입하기 어려웠다"며 "지나가는 행인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민원 업무를 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도움 벨도 없어 도움을 청할 수 없었다"면서 "이러한 불편함을 주민센터 직원들은 모르는 것인지 개선되지 않는 것을 보면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형식적인 휠체어 접근로 설치와 부족한 도움 벨 설치는 민원실을 향하는 장애인을 막아서는 '통곡의 벽'이 됐다.

'품격 있는 사람! 배려 있는 도시! 행복수성'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수성구청은 장애인들도 원활한 민원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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