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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다음에
  • 서다민
  • 승인 2022.08.27 13: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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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범 교수의 세상을 보는 눈 ㉙
강경범 교수.
강경범 교수.

[동양뉴스] 인생의 무대에 서다가 때로는 관객으로도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팬데믹 이후 우리들의 굴곡지어진 삶은 한번도 쉽게 간 적 없이 발걸음만 분주하다. 한가위를 앞두고 가을 언저리 풍성한 알곡을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해 보았지만, 그마저 장마전선의 정체로 인한 폭우의 피해와 폭염으로 서민의 가슴은 타들어 가며, 그 안타까움과 복구의 어려움은 깊은 시름을 지어낸다. “막상 현장에 오니 안 나올 수가 없다.”는 자원봉사자의 말과 일상적인 생활의 회복을 위한 연휴까지 반납한 따듯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수해방지 복구와 대책 및 조속한 해결을 기대한다. 현재 기온의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상기온으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 및 언론 보도에 경각심을 일으키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때이다.

자연환경 속 천재天災와 인재人災 앞에 놓인 복지의 사각지대는 언제나 우리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기에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한다. 가족과 이웃에 대한 우리의 존재가치는 무엇일까 참 어려운 이야기다. 얄팍한 지식의 한계에 속내를 들어내며 잠시 생각에 잠기어 주춤거려본다. 삶에 있어 노력은 보장된 미래의 시작으로 선택했던 순간들. 세월의 흐름 속에 돌아보니 이제야 그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공수래공수거 空手來空手去”라는 말이 있다. 시작과 끝은 차이가 없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우리는 살면서 생애주기에 따라 많은 우여곡절 속에 변화를 거듭한다. 복지를 다루는 필자의 주관적 시점으로 바라본 삶은 대부분 1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그 욕구와 문제의 가지 수는 나이의 숫자와 정비례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정은 사회의 시작이며 출발점이다. 가족의 탄생. 그 시작은 결혼이라는 준엄한 서약 속에 서로 사랑하며 생사고락을 함께하기로 다짐하며 출발한다. 가족 구성원에게 있어서 화해와 협력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이다. 가족이 함께 대화를 나누며 가족사에 대한 문제를 한올 한올 풀어가는 것은 삶에 있어 힘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가장 소중하고 필요한 일임에도 한편 놓치기 쉬운 일일 것이다. 어느 날부터 삶 속에서의 가정은 아버지 부재不在 시대와 어머니 부재 시대로 이어지며 점점 허물어지고 있음을 감지한다. 오직 자녀를 위한 희생과 헌신, 좀 더 발전적이며 훌륭하게 자라도록 뒷받침해 주던 그들의 참모습,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교육이 삶의 기본교육이던 순수 시대를 뒤로하고 이제 자녀 양육의 패턴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사랑보다 점점 의무감으로 굳어져 버린 것이 아닐까.

현대사회는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 마땅히 지켜야 할 다양한 의무가 있다. 하지만 무엇을 버리고 무엇에 몰두하며 살아가는 것은 “바닥에 살아도 하늘은 볼 수 있다는 생각”의 말처럼 인간의 자유의지에 달렸다. 인생을 살아가며 세월을 잡아 놓을 수 없겠지만, 일과 생각을 잠시 멈추고 책임을 동반한 순수한 의무義務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가을 추수를 앞두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민족의 최대명절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과거 웃음꽃 피우며 함께 즐기던 날들. 재잘거리며 오순도순 모여 앉아 따듯한 한 끼의 고봉밥을 나누었던 그 시절이 그립다. 지금 어디선가 오붓한 정을 그리며 누군가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 헤매고 있지는 않을까. 오늘날 일상적인 사건이나 사고 등 문제점의 뒤에는 이처럼 가족의 정, 가족 간 윤리의식의 부재가 상당 부분 차지함을 알 수 있다. 가족이 그립다. 계절적으로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절실한 때이다. 이제 따듯한 한 끼의 고봉밥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다음으로 미루지 말자. 우리의 다음은 항상 기약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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