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8:09 (목)
[기획]전남 순천시, 디지털 기술로 농심(農心)을 잇다
상태바
[기획]전남 순천시, 디지털 기술로 농심(農心)을 잇다
  • 강종모
  • 승인 2022.12.06 13: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순천시 제공)
(사진=순천시 제공)

[순천=동양뉴스]강종모 기자 = 수려한 순천바다 풍경이 내려다 보이는 순천시 별량면 마산리의 귀농 주부 김진영(가명)씨는 요즘 마음이 편안하다.

얼마 전 개통된 ‘농어촌 초고속 인터넷’을 통해 농장 홍보·판매뿐만 아니라 스마트팜 시설도 연결해 자동화를 구현했고, 농작물 절도를 감시하는 CCTV까지 연동해 최적의 환경을 완성한 것이다.

3년 전부터 귀농을 준비한 김 씨는 순천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주관하는 교육을 수강하고 스스로 고민한 끝에 ‘목이버섯’이라는 작물을 선택해 지난해 귀농을 감행했다.

온라인 판매와 체험 프로그램을 염두에 두었기에 인터넷은 반드시 필요했다.

통신사에 문의한 결과 기존에 설치된 마을부터 연장공사를 해야 한다며 약 1000만원의 비용을 통보받고 속이 상했다.

이미 사업을 시작하면서 시설하우스와 체험장으로 많은 대출이 투자된 힘든 상황이지만 꼭 필요한 시설이라 어쩔 수 없이 신청하려던 찰나에 순천시에 도움을 청해보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사업을 안내받고 담당자로부터 거주민이 적어 불확실하지만 노력해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올해 9월 통신사에 당당하게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신청할 수 있었다.

김씨의 절박함과 지자체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사진=순천시 제공)
(사진=순천시 제공)

◇과기정통부-지자체-통신3사와 공동협력

순천시(시장 노관규)는 지역 읍·면 476개 모든 마을에 초고속인터넷 시설을 구축해 도심지역과 마찬가지로 빠르고 끊김 없는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 도·농간 디지털 격차를 해소키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은 ‘농어촌 통신망 고도화’로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통신사업자가 각각 2:2:6의 비율로 비용을 분담해 추진해 오고 있다.

올해 순천시의 경우 총 사업비 약 5억여 원을 국비 1억, 시·도비 1억, 통신사 3억원으로 분담해 21개 마을에 초고속인터넷 시설을 구축했다.

사실, 통신회사는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수익성이 낮은 농어촌에 대한 투자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를 해소키 위해 정부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지자체와 손잡고 통신 3사(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에 구축비용을 지원해 올해까지 전국 1300개 마을에 초고속인터넷을 구축해 왔다.

사업의 주 내용은 광케이블과 통신주 등 설비를 마을 인입구간까지 구축하는 것으로 사업이 완료되면 각 가구는 해당 통신사에 인터넷 서비스를 신청해 이용하는 구조다.

◇보편적 서비스로서의 초고속인터넷

과기정통부는 이미 지난 2019년부터 초고속인터넷을 보편적 서비스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통신사는 주민이 원할 경우 초고속인터넷을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지만, 통신주가 설치되지 않은 산간벽지의 경우 가입자와 통신사가 설치비용을 분담해야 해 주민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순천시 여러 농가는 초고속인터넷을 위해 통신사에 요청했더니 통신주 여러 개를 설치해야 하는 비용으로 수백에서 수천만 원을 요구받아 고민하던 중 시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반영되어 개인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참고로 순천시는 전체 면적의 약 70%가 산지이며, 전남도에서 산이 가장 많은 도시이다.

올해를 기준으로 순천시는 지역 1읍·10면 476개 마을 약 4만 명의 주민이 초고속인터넷을 보편적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통신사는 농어촌 주민을 대상으로 당장 통신서비스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더라도, 정부와 지자체 지원을 받아 전국 구석구석까지 광케이블 인프라를 구축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산간벽지까지 5G 전국망을 구축하고 4G(LTE) 품질을 향상하는데 광케이블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진=순천시 제공)
(사진=순천시 제공)

◇인터넷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노력

한편 순천시는 당장 초고속인터넷 구축이 어려운 지역의 가구를 대상으로 이동통신 기술(4G)을 탑재한 ‘LTE라우터’를 무상으로 임대해 임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격오지 단독가구나 소규모 귀촌가구가 대상이며 대부분 마을에서 떨어진 곳으로 전기와 차량진입은 가능하나 유선통신망이 없는 곳이다.

지난 9월 첫 번째로 5가구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해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번 달 현재 총 20가구에 이른다.

그중 순천시 월등면 산간지역에서 산양삼을 재배하는 한 농가는 잦은 도난으로 피해를 당해 밭 전체에 CCTV를 설치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활용해 원격으로 감시를 하려면 초고속인터넷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통신사에 요청을 했으나 어렵다는 답변을 받아, 순천시에 초고속인터넷 시설 구축 지원을 신청하고, 우선 임시장비를 지원받았다.

순천시의 도움으로 고가의 농작물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다.

LTE라우터는 휴대폰 이동통신 기술과 WiFi를 결합한 장비로 전송속도와 응답시간이 유선에 비해 좀 느리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웹서핑과 동영상시청 등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광케이블 유선인터넷 시설이 구축되기 전까지 사용하는 임시적 서비스로서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용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다음해는 100개 가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순천시 제공)
(사진=순천시 제공)

◇도·농 간 정보 격차 해소, 디지털 포용사회 구현

정부·지자체·통신사의 협력을 통한 초고속인터넷 커버리지 확대로 농어촌 주민이 인터넷상거래, 원격교육, 영상회의 등을 자유롭게 이용하며 디지털 포용사회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격차는 삶의 질 전반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모든 거주 지역에 인터넷 커버리지 구축이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농어촌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도 귀농·귀촌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순천은 제1호 국가정원을 조성한 명품도시로 인정받고 있는 곳으로 예비 귀촌인들의 관심이 많은 곳이다.

이제는 거주의 필수조건이 되어버린 초고속인터넷 시설이 농어촌 구석구석에 준비되어야만 하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사회가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인터넷은 거의 모든 인구의 기본적인 사항이 되었다.

지석호 순천시 자치행정국장은 “우리 순천은 다음해부터 공공와이파이를 도심지역에서 농어촌 마을회관과 경로당까지 확대 구축하고, 초고속인터넷은 큰 마을 중심에서 소규모마을·단독가구까지 확대하며, ‘주민·통신사·시’가 고속인터넷 시설 구축비를 분담하는 순천의 특화된 협력형 모델을 발굴하는 등 유·무선 공공통신 서비스가 시 전역에서 제공될 수 있도록 과감한 노력과 투자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생태수도, 일류 순천’을 지향하는 순천시가 농어촌 통신환경을 어떻게 개선해 갈지 기대해 보자”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