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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왜 가족이 힘들까?-가스라이팅 피해자의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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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왜 가족이 힘들까?-가스라이팅 피해자의 대처법
  • 김원식
  • 승인 2023.02.15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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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상 박사&송유미 교수의 '우리 家 행복한 家' ⑭
송유미 대구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소장)​

[동양뉴스] 40대 주부 A씨는 50대 선배인 B씨의 소개로 B씨가 다니는 대학에 진학했다.

학과 임원이었던 B씨는 학과 내에서 비중 있는 활동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전문대를 졸업한 A씨가 20년 만에 학업을 다시 시작한데다 달라진 교육환경 때문에 B씨에게 상당 부분 도움을 받았다.

학과 생활과 학우들 간 관계, 심지어 학과 교수들과의 관계에서도 B씨의 장단에 맞추게 되었다.

1년 정도 그렇게 생활하다 보니 B씨는 A씨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런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 감추곤 했는데 그것이 더 힘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학우들에 대한 B씨의 뒷담화에 불편한 기색을 내보였더니, B씨가 그것을 알아차리고는 언짢아했다.

B씨가 싫어하는 학우들과 A씨가 즐겁게 대화를 나눌 땐, B씨가 대놓고 방해하고 자신을 ‘왕따’시키기도 했다. 

A씨는 남은 1년도 이렇게 보내야 할 것을 생각하니 스스로 기가 막혔다.

'내 나이가 몇 살인데 이렇게 끌려 다녀야 하나?' 스스로 한심해 졌다.

필자는 A씨의 고충을 상담하면서 문제의식을 가진 것만이라도 충분하다며 지금이라도 B씨의 터널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했다.

A씨는 그래야겠다고 결심하고, 같은 커뮤니티에서 탈퇴하는 등 적극적으로 행동했다.

그러자 B씨는 A씨를 비난하면서 A씨의 동기나 선후배들에게 좋지 않은 소문들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그런 B씨에게 반발심을 가질 텐데, 오히려 미안한 마음을 가진 A씨는 공식자리에서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다.

◇ '가스라이팅 피해자 A씨, 가해자 B씨'

B씨는 A씨에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가해자이며 A씨는 피해자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상황 조작을 통해 상대방의 자아를 흔들어서 자신의 영향력을 증폭시켜 상대방을 자유자재로 다룬다.

결국, 그 사람이 가진 재산 등을 탈취하기도 한다.

B씨는 A씨가 자신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자기의 의도대로 A씨를 유도하고 조종해 왔다.

유도한 대로 조종한 대로 따라오지 않았을 땐 가차 없이 비난하면서 자신에게 벗어나지 못하도록 했고 죄의식까지 가지도록 했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영화로까지 각색된 '가스등'이라는 연극에서 유래된 말이다.

이 연극에서는 아내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사기꾼 남자가 상황을 조작하고 지속적인 속임수와 거짓말로 멀쩡한 아내를 정신병자로 만드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집안의 가스등을 일부러 희미하게 만들고는 아내가 어둡다고 하면 '당신이 잘못 본 것'이라는 등 "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느냐"며 상대를 이상하고 예민한 사람으로 만들고 주위 환경과 소리까지 조작함으로 현실감을 잃게 만든다.

결국 멀쩡했던 아내는 점점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자책하며 남편에게 극도로 의지하게 된다.

가스라이팅 가해자와 피해자는 어떤 사람들일까?

'나를 위해 이 정도도 못해 줘?' '너가 그러니까 무시를 당하는 거야' '이게 다 네가 잘못해서 일어난 문제야' '다른 사람 믿지 마. 네 편은 나뿐이야' '내가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내가 아니면 누가 너를 챙겨줘?'

이것들은 가스라이팅 가해자들이 주로 하는 말이다.

가해자들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자기중심적이고 맹목적인 숭배를 원한다. 상대방 감정에 관심이 없다. 오만한 행동과 태도를 보인다.

이에 반해 피해자들은 자존감이 매우 낮다. 쉽게 믿고 의심하지 않는다.

삶의 목표와 신념이 뚜렷하지 않다.

의존적인 성향이 강하다.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회피한다. 

◇ '피해자는 먼저 가해자로부터 벗어나야'

외부에서 볼 때 가스라이팅은 일방적인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관계는 항상 두 사람의 합작품이다.

이 말은 피해자도 잘못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대를 바꿀 순 없지만 자신의 행동은 바꿀 수 있다는 말이다.

A씨같이 가스라이팅의 피해자가 대처하는 방법 중 가장 확실한 것은 자신의 경험과 그 당시의 감정, 가해자의 반응을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가해자를 이해하려거나 설득하여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기보다는 하루빨리 가해자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가장 좋다.

그 다음에 가스라이팅에 취약한 심리적 원인을 탐색한 후 심리적 인과성에 대해 자각하며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취약한 심리적 구조를 수정하고 건강한 심리적 기반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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