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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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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소
  • 김원식
  • 승인 2023.02.27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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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일 시인
허행일 시인(사진=동양뉴스DB)
허행일 시인(사진=동양뉴스DB)

[동양뉴스] 소는 십이지 가운데 두 번째 동물로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는 가족과 같은 존재였다.

날씨가 추워지면 짚으로 짠 덕석을 입혀주고 외양간을 자주 청소하여 늘 마른 잎으로 청결을 유지하였다.

충청도 일부 지역에서는 송아지가 태어나면 금줄을 묶어 대문에 달았고 심지어 해산 후에는 쇠죽에다 미역국을 말아주기도 했다.

50대 이상의 한국인에게는 잔잔한 그리움과 애환이 있다.

맑은 호수 같은 눈망울로 마당과 텃밭을 껑충거리던 송아지.

겨울이면 쇠죽을 끓이기 위해 풀과 콩깍지, 짚을 작두로 썰어 쌀겨 듬뿍 넣고 쌀 씻은 물로 커다란 가마솥에 푹푹 여물을 쑤었던 일들.

그렇게 맛있게 익은 쇠죽을 나무를 파서 만든 여물통에 부어주면 소는 참 맛있게도 먹었다.

봄이 오면 멍에를 지우고 쟁기를 끄는 아버지의 땀 흘리던 모습.

소 몰고 산야를 누비다 해질녘 개선장군처럼 소등을 타고 풀피리 불며 석양을 풍미하던 추억.

그 자체가 가장 소중한 재산이기도 한 소는 자식을 가르치겠다는 부모님의 일념으로 자갈 논, 밭을 갈아 학비를 충당하였고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는 눈물을 머금고 정든 소를 팔아야만 했다.

가족과 같던 소가 이제는 시대가 변하여 두메산골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농사가 기계로 대신하게 되었다.

시골 집집마다 보이던 소가 이제는 몇몇 농가와 축사에서 식육으로 사육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소는 죽어서도 우리에게 모두를 주고 간다.

소에 관한 음식문화가 세계에서 제일 으뜸으로 알아주는 우리나라인 만큼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버릴 것 하나 없이 모든 것을 희생한다.

소는 근면, 성실의 대명사요 우직하나 온순하고 끈질기며 힘이 세나 사납지 않고 순종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흔들리는 미국 경제에 몸살 하는 세계 경제의 여파로 국내외가 어수선한 때다.

어릴 적 아버지, 어머니만큼이나 자기 자신을 대가 없이 희생하던 소의 사랑처럼 훈훈하고 정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소처럼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뛰어서 변함없이 굳건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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