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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시민의식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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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시민의식의 부재
  • 김원식
  • 승인 2023.05.24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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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일 시인
허행일 시인(사진=동양뉴스DB)
허행일 시인. (사진=동양뉴스DB)

[동양뉴스] 대구 사업가와 광주 사업가가 사업을 하다가 사업자금이 아쉬워 은행을 방문하여 대출을 신청하였다.

은행에서 각각 두 사업가에게 A4용지를 한 장씩 주면서 대출사유를 적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자 광주 사업가는 A4용지 가득히 몇 장의 대출 사유서를 적어서 제출했지만 대구 사업가는 "짜치서" 라는 딱 세 자만 적어서 제출하더란다.

웃을 수만은 없는 이야기다.

대구 사람들은 아파도 아프다는 소리를 잘 하지 않는다. 배고파도 배고프다는 소리를 않는다.

대구의 음식문화에서도 대구 사람들의 기질이 묻어난다.

전라도 산해진미의 식단과는 달리 밥상 앞에서 반찬 투정이라도 할 값이면 "양반 체면에" 하면서 타박이 돌아온다.

당연히 밥상 위에는 간장, 된장과 함께 푸성귀뿐이다.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가 일어났을 때도, 대구 지하철 화재사건이 터졌을 때도 정부를 향하여 앓는 소리 한번 내질 않았다.

코로나19를 대구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외면하던 사람들에게도 관대하다.

대구 시민들의 기질은 까다롭지 않고 너그러우며 수더분하다.

한 마디로 넘 무던하다.

몇 분의 대통령이 탄생한 도시치고는 역차별만 받아왔다.

그래도 당연한 줄 안다.

한 분의 대통령이 탄생한 전라도 사람들이 대구에 오면 거짓말 조금 보태서 골목마다 황금가루가 뿌려져 있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개들도 만 원짜리 한 장 정도는 입에 물고 다닐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 대구시민들의 낯빛이 많이 어둡고 힘이 없더란다.

타 지역 사람들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정부를 향하여 앓는 소리를 할 줄 안다.

하지만 대구 사람들은 그렇지를 못하다.

예를 들면, 광주 같은 경우에는 도청 나간 자리에 '아세아 문화 전당법' 이라는 것을 만들어 앞으로 10조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게 법으로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대구는 도청 나간 자리에 아직도 구체적인 계획안도 제시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겨우 한다는 소리가 지난 대선 때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짓겠다는 소리나 들릴 정도이다.

물론,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도 간과 할 수는 없지만 경북도청이 나간 넓은 자리에 기념관이 들어간다고 해서 돌아가신 박정희 대통령께서 과연 좋아는 하실까 의문스럽다.

그 자리에는 대구를 떠나지 않도록 청년들을 위한 사업이나 좀 더 고부가가치의 사업을 진행해야 마땅한 줄 안다.

치밀한 계획 속에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대구시민들도 이제 조금은 바뀌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위태로울 때마다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 온 대구시민들이다.

코로나19를 질서를 지켜가며 슬기롭게 이겨낸 세계 몇 안 되는 우수 사례를 만든 사람들이다.

진심으로 나라를 위하고 강단있는 위정자를 올바르게 선택하여 앓는 소리도 내면서 정부에게 용기 있게 말할 줄 아는 시민의식이 조금은 필요하다.

제 3의 도시 자리는 벌써 인천에게 내주었다.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하다가는 대구가 제 4의 도시가 아니라 제 5의 도시, 아니 점점 퇴보할지도 모를 일이다.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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