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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송유미의 ‘왜 가족이 힘들게 할까?’ 괴물부모의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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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송유미의 ‘왜 가족이 힘들게 할까?’ 괴물부모의 이중성
  • 김원식
  • 승인 2024.05.28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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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미 대구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소장)​
송유미 대구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소장)​

[동양뉴스] #1. 부모가 일찍 출근했는데 아이가 자고 있는 것 같다며 “선생님께서 출근길에 저희 집에 들러서 초인종 눌러 아이 좀 깨워 주세요.”

#2. 저녁 늦게 휴대전화로 연락해서 “선생님, 하루에 칭찬 한번 씩 꼭 해 주세요. 오늘 칭찬 못 들었다고 하던데요.”

#3. 받아쓰기에서 틀린 것을 표시했더니 교장실로 찾아가서 “아이 마음 다치니 빗금 치지 마세요.”

#4. ‘수학 익힘책’을 진도에 맞게 풀라고 지도하자 “교사 자격이 없네요. 아이가 선생님 때문에 트라우마에 걸렸어요. 정서학대 아닌가요?”

#5. 자녀가 다툼의 원인을 제공했는데도 “우리 아이가 사회생활을 한 유치원 때부터 지금까지 사과할 일은 단 한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왜 우리 아이가 사과해야 하나요?”

#6. 새벽에 문자로 “알림장이 짧아요. 성의가 없습니다. 학교활동 좀 보고 싶으니 사진 찍어서 보내 주세요.”

이는 지난 2023년 7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동안 현직 교사 2000여명으로부터 쏟아진 2077건의 학부모 민원 사례를 묶은 전자 문서(학교 교권 침해 교실 붕괴 민원 사례모음집)에 소개된 것들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여기에는 아이의 생활관리에 대한 무리한 요구, 시험 및 진도 그리고 학력 지도에 대한 월권과 개입, 교사 평가에 기반한 압력 행위, 특권 부여 압박, 과도한 책임 전가한 부당한 요구, 학교폭력 및 학생 간 갈등에 대한 지나친 개입, 교사 개인에 대한 과도한 개입, 교사의 학생 지도에 대한 과도한 개입과 요구 등이 담겨져 있다. 우리나라 ‘진상 부모’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사례들을 보면, 부모들이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다. 아이에게도 교사에게도 선을 한참 넘었다. 넘어선 만큼 아픔이 되고 파국으로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 부모 자신의 아이만의 피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어느 누구는 그 부모 때문에 죽음까지 선택한다. 정신적인 범죄 부모들이 수두룩하다.

이런 부모는 과연 아이를 어떻게 양육하고 있을까? 교사에게 요구하는 대로 자신의 아이에게 해 주고 있어야 더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자신의 아이에게 해 주고 있는 부모들은 저런 요구들을 애초에 하지도 않는다. 그러니 자신의 아이에게 해 주고 있지 않는 부모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게 맞다. 요구하는 것들도 얼마나 저급한가. 갈수록 많이 배우고 세련되고 고품질의 삶을 살고 싶은 부모들이, 어느 아이들보다 잘 키우고 싶은 욕망이 큰 부모들이 갈수록 저급하게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괴물 부모’가 되어 ‘괴물 아이’를 키우고 있다. 그렇게도 끔찍한 사랑(?)이 아이 마음 속에 부담 미움 증오로 꽉 차게해 존속살해 같은 비극적 사건을 일으킨다는 것을 모른다. 정말 모르는가? 알 것이다. 다만 자신에게만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괴물 부모들은 자기 자녀를 신처럼, 왕자나 공주처럼 대접하도록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은 자녀를 거침없이 막 대한다. 이 이중성이 자녀들을 분열시킨다. 괴물 부모가 키운 자녀들은 청소년기에 이르면 큰 혼란에 빠진다. 부모의 양면성을 수용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저항할 것인가 아니면 동일시할 것인가? 이런 질문 속에서 아이들은 큰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괴물 부모들, “무엇이 그리도 불안한가? 무엇에 그리도 화가 나 있는가?” 자신의 불안감, 자신의 화가 아이에게 교사에게 투사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아이에게 교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들, 부모 자신이 받고 싶은 것들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내면의 궁핍한 마음이 독이 되어 어느새 흉악한 모양으로 만들어져, 힘없는 아이의 마음을 죽이고 교사를 죽이고 사회를 죽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독이 된 마음을 가진 부모 자신의 마음의 독을 빼내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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