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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연방대통령,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격려서한 보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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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연방대통령,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격려서한 보내와
  • 김보성
  • 승인 2011.08.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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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티안 빌헬름 발터 불프 독일 연방 대통령     ©독일연방 홈페이지

오는 27일 4차 희망버스 행사를 앞두고 크리스티안 불프 독일 연방공화국 대통령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232일째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격려 서한을 보내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유학생의 편지에 답한 독일대통령 정무위원실

25일 전국금속노조와 유학생 정지혜 씨의 블로그에 따르면 그녀는 지난 10일 독일 연방대통령 앞으로 김진숙 지도위원과 4차 희망버스와 관련한 편지를 보냈다. 정 씨는 편지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의 투쟁 상황을 전하고 대통령님의 연대를 호소하고자 한다”며 “김진숙 지도위원이 비인간적 정리해고에 맞서 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조건에서 홀로 35미터 높이의 크레인에 올라 외로운 투쟁을 이끌어 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자 13일 뒤인 지난 23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독일 연방대통령의 위임을 받은 정무위원회가 아네테 카이저 비서관을 통해 이메일로 답신을 보낸 것. 그동안 노암촘스키 교수 등 많은 해외의 학자나 노동·시민사회단체가 김진숙 지도위원의 농성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한 국가의 대통령실이 서한을 보내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독일 연방대통령의 답장을 받고 짧은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며 “한 나라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저 역시 다시 한번 생각했다”고 감동을 전했다.

독일 연방대통령 정무위원실은 서한을 통해 “답장을 드리는 일을 대신하게 되었다"며 ”대한민국의 노동자 인권 전반 상황, 특히 김진숙님의 투쟁 상황을 알려주셨던 독일 연방대통령께 보내주신 서한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모든 민주주의 체제에서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에서도 역시, 노동자 인권을 더 높은 수준으로 강화시키는 일의 실현은 이에 상응하는 의식수준 및 사회 전반의 변혁의 의지, 또한 입법기관인 의회의 관련 주요 법안 추인 능력에 달려있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서한은 “2012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 사회부문의 이슈가 중요한 주제인 만큼 노동자 인권이 향후 개선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선거를 앞둔 대한민국의 국민에게 달려있다고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에게도 서한은 “김진숙 지도위원님, 그리고 대한민국의 노동자 인권 강화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여러분, 큰 성과가 있으시기를 기원한다”며 “저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이루는 근간이 이 성과에 대한 기본전제조건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빌헬름 발터 불프 (Christian Wilhelm Walter Wulff) 대통령은 독일 사상 최연소 대통령으로 지난 2010년 독일 총선에서 당선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기민당과 기사당의 연합 대표인 독일 중도우파의 대표로 선출되었다 점. 독일에서 합리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변호사 출신으로 2003년 니더낙센의 주지자를 지내기도 했다.

▲ 독일 대통령이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보낸 연대서한 . 4차 희망버스를 앞두고 한 유학생이 보낸 편지에 독일 연방공화국 대통령 정무위원회가 답장     ©누이 블로그
▲ 독일 대통령의 격려 서한에 대한 트위터 반응이 뜨겁다     ©트위터

트위터 반응 “왜 독일대통령이 우리 가카보다 소통이 더 잘될까”

이 같은 소식에 트위터리안들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akajinki’는 “기분이 묘하다”며 “다소 놀랍고 또 고맙기도 하면서 슬프기도 하면서 부끄럽다”라고 고백했다. ‘@chanseokpark’는 “독일 대통령이 서한을 보냈다고 한다”며 “좀더 많은 이들이 한국으로, 한진중으로, 김진숙 지도에게 편지를 보내오면 좋겠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2badasok’는 “우째 독일대통령이 우리가카보다 소통이 더 잘될까.. 서글퍼진다”라며 답답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Qstory’은 “먼나라 대통령도 이런 수준인데 내나라 대통령은 이모양이니 속이 터질 뿐”이라며 일침을 놓았다. 이번 편지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김진숙 지도위원도 23일 트위터에 “우린 언제 이런 대통령을 가져볼지”라며 짧지만 여운이 남는 평을 남겼다.

한편, 85호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과 4명의 사수대의 열악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 27일 크레인의 전기를 끊었던 사측은 두 달 가까이 복구를 하지 않고 있다. 조남호 회장이 최근 국회청문회에서 전기공급을 약속했지만, 이를 계속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85호크레인 중간지점에서 농성 중인 4명의 사수대 중 신동순 조합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0여일째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조합원은 허리디스크 등으로 현재 몸이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건강이 우려된다. [민중의소리=김보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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