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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월성서 最古 의례용 모형 목재 배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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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월성서 最古 의례용 모형 목재 배 출토
  • 박춘화
  • 승인 2019.04.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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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방패 2점, 목간 1점, 63종의 씨앗 등 확인
의례에 사용된 가장 이른 시기(最古)의 축소 모형(미니어처) 목재 배.

[경북=동양뉴스통신]박춘화 기자=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해 추진한 경주 월성(사적 제16호) 정밀발굴조사를 추진했다.

2일 연구소에 따르면, 조사 결과 해자 내부에서 의례에 사용된 가장 이른 시기(最古)의 축소 모형(미니어처) 목재 배 1점, 4~5세기에 제작된 가장 온전한 형태의 실물 방패(防牌) 2점, 소규모 부대 지휘관 또는 군(郡)을 다스리는 지방관인 당주(幢主)와 곡물이 언급된 문서 목간 1점 등을 발굴했다.

이번에 공개된 축소 모형 목재 배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축소 모형 배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통나무배보다 발전된 형태로 실제 배와 같이 선수(뱃머리)와 선미(배꼬리)가 분명하게 표현된 준구조선(準構造船)으로 크기는 약40㎝이다.

특히, 배의 형태를 정교하게 모방하고 공을 들여 만들었는데, 안팎에서 불에 그슬리거나 탄 흔적이 확인됐다.

다른 유적에서 출토된 배의 사례로 보아 이번에 출토된 유물도 의례용으로 추정된다. 배는 약 5년생의 잣나무류로 제작된 것으로 보이며 제작 연대는 4세기에서 5세기 초(350~367년 또는 380~424년)로 추정된다.

축소 모형 배의 경우 일본에서는 약 500여 점이 출토돼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번에 나온 월성의 모형 배는 일본의 시즈오카현 야마노하나 유적에서 출토된 고분시대 중기(5세기)의 모형 배와 선수‧선미의 표현방식, 현측판의 표현 방법 등이 매우 유사하다.

앞으로 양국의 배 만드는 방법과 기술의 이동 등 상호 영향관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방패는 손잡이가 있는 형태로 발견된 최초의 사례이며, 가장 온전한 실물 자료란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2점 모두 수혈해자의 최하층에서 출토됐는데, 하나는 손잡이가 있고, 하나는 없는 형태로, 크기는 각각 가로‧세로가 14.4×73㎝와 26.3×95.9㎝이며, 두께는 1㎝와 1.2㎝이고, 표면에는 날카로운 도구로 기하학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붉은색‧검은색으로 채색했다.

일정한 간격의 구멍은 실과 같은 재료로 단단히 엮었던 흔적으로 보인다. 실제 방어용 무기로 사용했거나, 수변 의례 시 의장용(儀裝用)으로 세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목간은 3면 전체에 묵서가 확인됐는데, 주요 내용은 곡물과 관련된 사건을 당주(幢主)가 보고하거나 받은 것이다. 6세기 금석문(국보 제198호 '단양 신라 적성비')에 나오는 지방관의 명칭인 당주가 목간에서 등장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벼, 조, 피, 콩 등의 곡물이 차례로 등장하고 그 부피를 일(壹), 삼(參), 팔(捌)과 같은 갖은자로 표현했다.

이에 앞서 안압지(현재 동궁과 월지) 목간(7~8세기)에서도 갖은자가 확인됐는데, 신라의 갖은자 사용 문화가 통일 이전부터 있었음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월성해자 내부에서는 이외에도 호안(護岸) 목제 구조물과 다양한 유물들이 확인됐다.

목제 구조물은 해자 호안(기슭) 흙이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는 시설로 수혈해자 북벽에 조성으며 수혈해자 바닥을 파서 1.5m 간격으로 나무기둥(木柱)을 세우고 그 사이에 판재(板材)로 연결했다.

최대 높이 3m인 나무기둥과 최대 7단의 판재가 남아 있어 대규모 토목 공사가 삼국통일 이전에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해자 내부 흙을 1㎜ 이하의 고운 체질로 걸러 총 63종의 신라의 씨앗과 열매도 확보했는데, 국내 발굴조사 상 가장 많은 수량이다.

이와 함께 해자 주변의 넓은 범위에 분포했던 식물자료를 알아보기 위해 화분분석을 실시해 물 위의 가시연꽃, 물속에 살았던 수생식물(水生植物), 해자 외곽 소하천(발천 撥川)변의 느티나무 군락(群落) 등을 파악했다.

해자 내부에서 확인된 6개월 전후의 어린 멧돼지 뼈 26개체는 신라인들이 어린개체를 식용(食用) 혹은 의례용으로 선호했던 것을 시사해준다.

한편, 경주 월성 발굴조사(22만2000㎡)는 올해로 5년차이며, 지금은 성벽(A지구)과 건물지(C지구), 해자를 조사 중이다.

이제까지 월성 C지구에서는 건물지를 비롯한 내부 공간 활용방식과 삼국~통일신라시대에 걸친 층위별 유구 조성 양상이 확인됐다.

방패와 목제 배 등 이번에 공개되는 유물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월성의 발굴조사를 통해 출토된 유물들은 오는 5일~6월 2일까지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열리는 '한성에서 만나는 신라 월성' 특별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한성백제박물관이 지난 2월 체결한 학술교류 협약을 바탕으로 월성 발굴조사 성과를 널리 알리기 위한 자리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경주 월성 학술조사에 있어서 철저한 고증과 학제 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적인 조사 성과 공개, 대국민 현장설명회,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학술조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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