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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공짜'? 그럴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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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공짜'? 그럴리가 있나요
  • 구도희
  • 승인 2011.08.03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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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3125억원.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올린 매출 총액이다. 단일매체로 연간 광고매출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NHN이 처음이기도 하다. 

광고 매출만 따지면 규모는 더 어마어마하다. NHN이 지난해 네이버를 통해 올린 광고매출은 1조1000억원으로, 전체 온라인 광고시장(1조5800억원)의 70%에 달한다. 국내 전체 광고 시장으로 확대할 경우 14%에 달하는 금액이다. 특히 지상파 TV인 MBC의 지난해 광고매출이 8200억원, KBS 5800억원, SBS가 5천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광고 시장에서 NHN이 차지하는 위상은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네이버 이용료는 '공짜'?…"적절한 대가 치른 것"

흔히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네이버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검색을 위해 네이버 화면을 띄우는 간단한 일 조차 네이버에게는 '돈'이 된다. 검색을 하기 위해 검색창에 마우스를 갖다대는 순간, 의도와는 관계없이 커다란 디스플레이 광고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포털사이트에 노출되는 모든 광고는 '돈'을 의미한다. 이는 또 매출로 연결돼 포털사이트의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실제 지난해 네이버가 올린 매출의 67.2%는 광고를 통한 것이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한다면 네이버의 서비스가 무료라는 생각은 거칠게 말해 '착각'이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이용자들은 '광고 노출'이라는 적절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 네이버 디스플레이광고. 붉은 테두리가 쳐진 부분이 타임보드(좌)와 롤링보드(우)     ©민중의소리

  
광고로만 1조원 버는 네이버 

 
지난 3월 말 NHN은 지난해 1조31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공시하면서 검색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가 각각 매출액의 56.2%, 11%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또 온라인 게임으로 4222억원(32.2%)을 벌어들였다고 공시했다. 

NHN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검색광고는 네이버 검색 결과에 노출되는 광고, 네이버 지식쇼핑 수수료 등에서 적용되며 디스플레이광고는 네이버 페이지에 노출되는 디스플레이 광고, 네이버 지식쇼핑 부가광고 등에서 적용된다. 또 온라인게임은 한게임을 통해 정액제요금과 아이템 매출 등을 통해서 매출이 발생한다. 음악과 부동산서비스 등 기타 항목을 통해서는 83억원 밖에 매출(0.6%)이 발생하지 않았다. 

 
가격 측면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검색광고 가격은 입찰방식을 통해 키워드 별로 가격이 결정된다. '한우'와 '돼지고기'를 예로 들면,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했을 때 특정 사이트가 노출되기 위해 광고를 원하는 업체가 지불해야 하는 광고가격이 각각 다르다는 것이다. 실시간 입찰 방식이기 때문에 키워드 가격은 늘 변한다. 

디스플레이광고는 시간 및 노출당 고정단가가 있으며 부가광고비가 집행되는 방식이다. 이달 주중 오후 4~5시 기준으로 검색창 바로 아래 위치한 타임보드(475X100)에 디스플레이광고를 집행하고 싶다면 250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조선일보 1면 하단의 컬러광고 단가가 공식기준 6105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 네이버 광고 단가는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네이버 수익 창출의 일등공신 '한게임'

현재는 검색 점유율만 70%를 육박하는 최대 포털이지만 포털서비스를 시작한 1999년부터 네이버가 줄곧 탄탄대로를 걸어온 것만은 아니다. 서비스 시작 첫 해 네이버는 1억원의 흑자를 올렸으나 이 같은 흑자 경영은 1년도 안돼 끝났다. 2000년에 '닷컴버블'이 꺼지고 포털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벌어진 것. 이 경쟁에 뛰어든 네이버는 이 해에 무려 80억원의 적자를 냈다. 

기회는 다른 곳에서 찾아왔다. 2000년 12월 (주)한게임커뮤니케이션과의 사이트 통합 이후 이듬해 3월부터 한게임 유료 부가서비스인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이는 당시 꽤나 파격적인 이상이었다. 

 
그러나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한게임은 2001년 3월 일부 컨텐츠유료화 개시 1주일 만에 3억2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 NHN은 한게임 유료화에 힘입어 2001년 27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무려 200% 성장이라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게임의 유료 전환에 대해 세계 최초이자 혁신적인 게임 비즈니스 모델 발굴로 온라인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이를 토대로 한게임은 현재 국내 최대의 온라인 게임 포털로 자리매김해 NHN에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안겨주고 있다.

 

▲ 네이버 키워드 검색광고     ©민중의소리

  



  

  

  

 

새로운 캐시카우, 키워드 검색광고

 

한게임 유료화에 이어 NHN이 새롭게 발굴한 수익모델은 키워드 검색광고였다. 2003년 초부터 네이버 키워드숍에 자신이 지급할 수 있는 광고액을 적어 넣으면 네이버에서 이를 종합해 높은 금액을 적어낸 순서로 광고를 검색 결과에 노출한 것이다.

 

방식은 클릭초이스와 타임초이스로 나뉘는데, 클릭초이스는 키워드 검색 후 실제 클릭이 발생한 경우에만 광고비를 지불하는 종량제 방식의 상품이다. 반면 타임초이스는 약속된 기간 동안 안정적인 노출이 보장되는 기간제 방식의 상품이다.

 

올해 1분기 키워드 검색 등 검색광고 매출이 NHN에서 차지하는 정도를 살펴보면 2528억원으로 영업이익의 5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검색광고가 NHN에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광고주가 직접 광고액을 적어 넣는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의 검색광고 매출액 추이는 더 놀랍다. 2002년 비공개 입찰 방식 도입 전 네이버가 올린 검색 매출실적은 60억원에 불과했으나 도입 후에는 418억원, 855억원을 기록했고 2005년에는 1732억원으로 매출이 그야말로 수직상승했다.

 

이를 증명하듯 NHN 내부에서는 국내 검색광고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30%에서 올해 60% 이상으로 끌어올려 검색광고 매출만 1조원을 돌파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검색광고비 급등· 광고 도배는 발생

 

NHN으로서는 검색광고 매출이 급등했으니 꽤나 쏠쏠하게 재미를 봤지만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키워드 검색광고비가 급등하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비공개 입찰 방식 적용 전에는 '여행'이라는 단어의 검색 결과 상단에 한 달간 광고 하기 위해 198만원 필요했으나 이후에는 '대출', '꽃배달'과 같은 인기 키워드의 경우 각각 594만원, 633만원까지 광고비가 급상승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파워링크', '비즈사이트', '플러스링크' 등 광고가 지나치게 많아진 점도 불편한 점으로 꼽힌다.

 

실제 네이버에서 '꽃배달'이라는 단어로 통합검색하면 온갖 꽃배달 업체의 광고가 상단에 등장,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파워링크 광고만 10개, 플러스링크 광고가 2개, 비즈사이트 광고가 5개로 총 17개의 줄광고가 뜬다. 심지어 광고 밑에는 지식iN 메뉴가 있고, 그 밑으로는 또 '지식쇼핑'이라는 광고가 뜬다. 검색포털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광고판' 같다는 느낌마저 준다.

 

NHN, NBP 앞세워 검색 광고시장 주무른다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업계에서 네이버의 기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NHN이 올해 1월 검색광고 대행사 오버추어와 결별, 자사인 NHN비즈니스플랫폼(NBP)을 앞세워 검색 광고시장에 직접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앞서 NHN은 2009년 5월 자사의 온라인 광고영업과 마케팅 플랫폼 등을 담당할 온라인 광고 및 통합 IT 인프라 서비스 전문 기업인 NBP를 출범시킨 바 있다.

 

NBP의 성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올해 1분기 NHN은 영업수익 5173억원, 영업이익 685억원, 순이익 12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수익은 14.3%, 영업이익은 13.7% 증가한 수치다. 검색광고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3.7%, 전 분기 대비 5.8% 늘어난 2503억원을 기록했다. 클릭당 단가와 광고주 수도 증가해 자체 검색광고 도입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NHN의 2분기 매출에는 벌써부터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코리안클릭 통합 쿼리 기준 72.3%의 검색 점유율을 점하는 NHN이 제시한 올해 검색 광고 성장률은 20~25%다. 검색 점유율이 상승할 경우 검색 광고 매출 역시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NHN의 2분기 검색광고 매출 상승에는 난항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독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미 지난 2007년 네이버를 독점 기업(시장지배적 사업자)으로 규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NHN은 검색 광고시장마저 평정하겠다며 NBP를 내세워 광고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포털업계, 광고업계의 절대강자 네이버에 대한 위태로운 시선이 이어지는 이유다

[민중의소리=구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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