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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일가, 주가 하락장에서 3.3조 '편법' 상속.증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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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일가, 주가 하락장에서 3.3조 '편법' 상속.증여
  • 조태근
  • 승인 2011.08.03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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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일가족들이 최근 5년 동안 주가가 떨어졌을 때 약 3조 3500억원의 주식을 상속.증여해 시세차익을 누린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재벌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 22일까지 상장사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주식 증여, 상속은 총 1051건으로 액수는 3조 3456억원에 달했다.

이중 증여는 869건(2조7921억원), 상속받은 182건(5535억원)이었다.

재벌 일가가 주식을 상속.증여한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했던 지난 2008년(205건)이 가장 많았으며, 2009년(203건), 2007년(141건), 2010년(112건) 순이었다.

특히 지난 5년간 재벌 일가의 미성년자에게 물려준 주식 건수는 198건, 액수는 3천154억원에 달했다. 건당 평균 16억원이 증여된 셈이다.

이는 주가가 떨어졌을 때 상속.증여를 함으로써 관련 세금을 줄이고, 미래 주가 상승기대를 통해 시세차익을 최대한 늘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올해 들어 주가가 오르면서 지난 22일까지 증여는 132건(207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이미 20건을 초과했으며, 증여액도 전년(1427억원)대비 45%가 증가했다.

주요 기업별 증여 사례를 보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남매가 2006년 9월 부친에게서 신세계 주식 84만주(3천298억원)와 63만여주(2천491억원)를 각각 증여받았다. 정씨 남매는 증여세로 물납한 신세계 주식 56만여주를 제외하고도, 5년 새 물려받은 지분 가치만 각각 894억원, 675억원 증가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부인 서영민씨는 2007년 9월 한화 주식 136만주(944억원)를 받아 주식 가치가 지난 22일까지 510억원 불어났다. 2007년 12월에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동관씨가 150만주(1천11억원), 차남 동원씨와 삼남 동선씨가 75만주씩(506억원) 챙겨 세금을 내고도 각각 720억원, 360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뒀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장남 남호씨는 2007년 증여받은 동부씨엔아이 주식 240여만주(156억원)의 지분가치가 급증해 326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뒀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 장녀인 민정씨도 2007년 태평양 우선주 24만여주(232억원)를 증여받고서 회사 분할 등으로 지분가치가 급등해 증여세를 빼고도 298억원의 차익을 올렸다.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 아들인 장세홍 전무는 2007년 12월 KISCO홀딩스 주식 140만주(1천78억원)를 증여받았다. 세금을 제외하고도 155억원의 차익을 건졌다.

박세종 세종공업 회장의 아들인 정길, 정규씨가 회사 주식을 증여받아 123억원씩,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174억원, 정몽열 KCC건설 사장이 145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뒀다.

상속 사례를 보면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남편인 조수호 한진해운 전 회장이 사망하고 한진해운과 대한항공, 한진 등 범 한진그룹 계열사 지분 등 772억원어치를 상속받았다. 딸인 유홍씨와 유경씨 자매도 480억원어치를 물려받았다. 일가족의 상속 주식은 모두 1천800억원대에 달한다.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의 아들 윤호씨가 380억원대의 회사 주식을 상속받은 것을 비롯해 유족 전체가 7백억원대 주식을 물려받았다.

양홍석 대신증권 부사장(313억원), 박문덕 하이트그룹 회장(199억원), 윤장섭 성보화학 회장의 손녀인 정선씨(143억원), 고 김용현 삼목정공 회장의 아들 준년씨(120억원)도 수백억원대의 주식을 물려 받았다 [민중의소리=조태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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