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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기상청 신축부지내 공신정터 보존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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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기상청 신축부지내 공신정터 보존키로
  • 김재하
  • 승인 2014.02.0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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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기관 회의 "애로사항 많지만 문화재 보존이 우선" 합의, 우근민 지사 "종합적인 복원정비계획 추진" 밝혀

제주성(濟州城) 내 최고의 위용을 자랑하던 공신정(拱辰亭) 정자터에 신축하려던 제주지방기상청 신청사 부지가 옮겨진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지난해 말부터 제주시 일도1동1186번지 옛 공신정(拱辰亭) 터에 신청사 신축사업을 추진했으나 도내 학술.문화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이에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5일 제주기상청장 등 관계기관 회의를 갖고 공신정 터를 보존키로 결정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효율적인 업무환경 확보를 위해 현 기상청 부지와 인접한 제주중앙감리교회 터를 매입하여 지하1층, 지상3층 규모의 신청사를 건립할 계획으로 추진해왔다.

제주도는 기상청 신청사 건립의 필요성은 있으나 신축 부지내 공신정터 보존과 관련, 지난해 11월 매장문화재 조사를 시작으로 기상청과 학술문화단체와 함께 해당 부지의 역사문화환경을 보존하면서 기상청 신축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
 
또한 공신정 터에 대한 문화재 표본․발굴 조사를 지난해 11~12월 실시했다. 
 
하지만 공신정과 관련 있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유물은 출토되지 않았다. 이는 공신정은 일제 신사건립과 교회 신축 시 이미 파괴됐을 것이라는 학계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달 열린 관계전문가 학술회의에서 조사지역 주변은 제주읍성내 경관성을 자랑하던 곳으로 향후 치성, 공신정, 결승정, 동산골 비석거리가 복원정비계획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우근민 지사는 "문화재 발굴 조사에서 공신정과 관련된 유물은 출토되지 않았지만, 이 지역은 공신정과 결승정, 삼천서당이 입지했던 제주성의 유서 깊은 장소인 만큼 앞으로 종합적인 복원정비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지방기상청은 현 노장(기상관측시설)시설 또한 90여년 동안 제주의 기후를 관측해온 시설로서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으며 기상청 신축 위치를 변경할 경우 기상관측에 적합한 조건에 알맞는 공간 확보 등 당초 목적에 미흡한 점이 있다고 애로를 토로했다.
 
하지만 제주 문화유산의 보존 전승에 뜻을 같이 해 공신정 터 동쪽으로 위치 변경 및 층수 조정으로 신축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우 지사는 "제주기상청의 이 같은 뜻에 따라 신축사업 지연에 따른 예산 문제 등 기상청 건물 신축이 차질 없이 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 절충 등 직접 나서서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현재 제주시에서 추진 중인 '제주성지 보존․관리 및 활용계획 수립 용역'이 완료되면 제주성지의 중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 본격적인 복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중앙감리교회에 보관하던 중 최근 제주목관아로 옮겨진 공신정 주춧돌
한편, 공신정은 1653년 이원진 제주목사가 오현단 부근 북수구 위에 설치한 공신루(拱辰樓)를 1832년 이예연 제주목사가 현재의 감리중앙교회 자리로 옮겨 100여년을 내려오던 정자(亭子)다. 공신루 시절까지 300년 세월을 지켜 온 유적이다.
 
그러나 1928년 일제(日帝)가 이곳에 신사(神社)를 지으면서 공신정은 헐리는 신세가 됐다. 해방 이후인 1954년 이 자리에 현 감리중앙교회가 들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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