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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발걸음 멈추게 한 관광명소 '대청호 문산길', 부실시공으로 조성된 부교 철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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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발걸음 멈추게 한 관광명소 '대청호 문산길', 부실시공으로 조성된 부교 철거된다
  • 노승일
  • 승인 2021.05.22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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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문산길' 찾은 시민들 허탈…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례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대청호 수면위에 흉물로 덩그러니 떠있는 부교는 현수막으로 가로막아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 노승일 기자)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대청호 수면위에 흉물로 덩그러니 떠있는 부교는 현수막으로 가로막아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 노승일 기자)

[청주=동양뉴스] 노승일 기자 = 충북 청주 근교의 명소 관광지이며 시민들의 힐링공간인 '대청호 문산길'은 고즈넉한 대청호반의 풍경과 옛 역사의 숨결이 베여있는 문의문화재단지의 진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쉼터로 각광받고 있다.

21일 오전 10시 30분 본보 기자는 오월 대지에 단비같은 빗줄기 속에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 있는 '대청호 문산길' 탐방길에 나섰지만 대청호미술관으로 이어주는 길목 선착장 앞에 이르러 수면위에 설치된 부교가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됐음을 알리는 현수막에 그만 망연자실 넋을 잃었다.

"안전상의 이유로 출입을 금지합니다."

대청호 문산길 수변 산책길로 가는 둘레길을 잇는 부교 앞에 현수막이 길을 가로막아 발걸음을 멈추었다.

현장에는 이미 흉물로 덩그러니 변해버린 부교가 물위에 떠서 넘실대며 출렁이고 있고 하나 둘 발걸음을 한 시민들이 따가운 눈살을 찌푸리며 둘레길 조성의 전형적인 예산 혈세 낭비의 사례라고 이구동성으로 한마디씩 내 뱉는다.

산책길에 만난 A씨는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모처럼 시간을 내서 숲과 수변이 아름다운 대청호 문산길을 찾았다"며 "준공된 지 얼마 안 된 대청호의 부교를 그저 눈으로만 바라볼 수 밖에 없어 안타깝고 허탈하다"고 푸념한다.

대청호 문산길 조성사업은 지난 2019년 2월부터 실시 설계 용역에서 2020년 12월 준공, 상당구 문의면 대청호반로 721 일원에 숲길조성과 부교 2개, 데크로드 3개소 등 사업비 16억원을 투입해 문의문화재단지와 대청호미술관을 연계하는 숲길 문산길을 조성했다.

'대청호 문산길'은 문의문화재단지와 대청호미술관을 따라 대청호의 부교를 지나 선착장을 거쳐 다시 문의문화재단지로 돌아가는 순환형 산책코스로 지난해 12월 준공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조성 추진실적을 보면, 2019년 2~5월 실시설계 용역, 6~9월 숲 길 조성, 테크로드 및 부교 설치, 10월 가을 태풍으로 예년보다 대청호 수위가 높아져 공사가 중지되고 2020년 6~8월 공사 재 착공해 부교 및 도개교 설치, 8월 태풍과 장마로 인한 수위선 상승으로 인해 공사 중지, 10월에 부교시설 보완 및 숲길 노선정비, 수변부 테크로드 철거 등 우여곡절을 겪고 12월에 준공됐다.

대청호 수면위에 부교는 준공된 이후 올 1~3월 구조안정성 검토 용역을 추진, 결과는 시설물을 보강해도 안정성 확보가 어렵고 연중 이용이 불가능하며 지속적인 관리예산 소요 등으로 부교는 철거공사 하기로 결정했다.

후폭풍은 크다. 대청호 문산길의 부교는 다음달까지 철거키로 하고 업체를 선정, 철거비용만 8000만원이 더 소요된다.

특히 유관기관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 더불어 대청호 수위 변동에 따른 문제점에 귀 기울이지 않은 채 탁상행정으로 추진해 결국 시민의 혈세는 수면 아래로 물거품처럼 사라졌고 시의 신뢰도 또한 추락의 가속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되며 안타까운 마음이다.

박노열 시 푸른도시사업본부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예상치 못한 '대청호 문산길' 부교는 대청호의 수위가 일정부문 높아지거나 낮아지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없고 무엇보다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철거하게 됐다"며 "앞으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가, 문의면 지역 주민과 심도있게 의논하고 자문을 구한 뒤 소통 창구를 통해 물과 숲이 아우르는 '대청호 문산길'을 최고의 휴식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해 시민들이 찾고 싶은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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