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15:20 (금)
‘생명의 보고’ 습지 보전으로 세계적인 생태도시 완성
상태바
‘생명의 보고’ 습지 보전으로 세계적인 생태도시 완성
  • 강종모
  • 승인 2023.07.03 1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동양뉴스DB)
(사진=동양뉴스DB)

[순천=동양뉴스]강종모 기자 = 노관규 순천시장이 지난달 30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습지보전을 통해 기후시대와 종소멸에 대응하는 세계적인 생태도시 완성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기후변화는 생물들이 빠른 속도로 멸종하는 주요 원인이다.

현재까지 세계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09℃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생물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적응한 환경이 급변하자 서식지를 잃고 멸종 위기에 처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인간의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현상이 반복되며, 탄소를 흡수하던 자연환경이 탄소를 배출키 시작해 기후변화를 가속시키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의 멸종위기를 65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에 발생한 다섯 번째 대멸종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때 공룡이 사라졌다.

기후변화와 지구 생물종 멸종이 예측보다 훨씬 더 빠르고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인류의 생존을 위해 우리는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순천시는 기후위기와 종 소멸의 시대에 대응하는 세계적인 습지도시를 완성키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멸종위기종 흑두루미 서식지 확대, 큰고니 서식지 복원, 동천하구 습지생태축 복원, 블루카본 및 갯벌 복원, 여자만 국가해양정원 조성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습지도시 시장단, 새를 위해 전봇대 뽑아 행동(Action)하는 시장에 주목

습지는 수질 정화, 생물 서식지 제공, 탄소 흡수를 통한 기후조절, 홍수 조절 등 자연재난을 막는 생태자원이다.

람사르협약은 물새 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으로, 습지의 손실을 막기 위해 전 지구적인 연대를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제도는 지난 2015년 제12차 람사르총회에서 우리나라와 튀니지가 공동 발의해 결의문이 채택되어 람사르협약에 도입된 제도이다.

람사르 사무국에서 ‘습지도시 인증제’를 채택한 이유는 국가 보다 습지 정책 발굴과 실행력을 갖춘 지방정부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국내 연안습지 최초 람사르습지 등재, 2007년 민·관·학 거버넌스 구성, 2009년 연안-내륙 습지 복원, 전봇대 282개 제거하고 친환경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 운영, 생태관광 성공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순천의 사례는 국제기구인 유네스코, 람사르협약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로 알려졌다.

순천이 람사르 습지도시 시장단 네트워크 초대 의장 도시를 맡을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런 국제적인 인지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람사르 습지도시로 인증받은 도시는 총 17개국 43개 도시이다.

순천은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람사르 습지도시 시장단 네트워크 초대의장을 역임했다.

지난달 9일 제2차 습지도시 시장단 회의에서 프랑스 아미엥시장에게 의장 자리를 인계하며, 습지도시 네트워크 간 경험 공유 및 연대 강화를 약속했다.

◇ 기후 위기를 넘어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로 가는 새로운 길 제시

순천만습지는 흑두루미, 큰고니, 알락꼬리마도요 등 국제적 멸종위기종 48종을 포함한 총 252종의 다양한 철새들이 계절별로 도래하는 세계자연유산이다.

순천시는 순천만의 항구적인 보전을 위해 지난 2009년 도심과 연계해 도심공간-전이공간-완충공간-절대보전공간 등 도시계획을 수립했다.

절대보전공간은 순천만(연안)과 동천하구(하구)를 연결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지만 생물 서식지를 확대하고 순천만의 건강성을 도심 내부로 끌어 들이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습지 생태축 연결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순천시는 다음해 국비를 적극 발굴·건의해 기후 위기를 넘어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로 가는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 흑두루미 서식지 확대 건의 및 흑두루미 서식 벨트 완성

지난 겨울 일본 이즈미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여 위험을 느낀 흑두루미가 순천만으로 역유입되면서 순천은 만학萬鶴의 도시가 되었다. 2008년 350마리에 비하면 28배 개체수가 늘어난 셈이며, 순천만은 전 세계 흑두루미 생존 개체수의 50% 이상을 부양하는 세계적인 월동지가 된 것이다. 이는 2009년부터 순천만 인근 난개발을 막기 위해 생태계보호지구(7.738㎢)를 설정하고 환경저해시설 철거, 전봇대 282개 제거, 흑두루미 경관농업단지를 운영하는 등 흑두루미 월동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한 결과이다.

시는 흑두루미 개체수가 늘면서 환경 수용력 증가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62ha) 확대를 정부에 건의하였다.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는 흑두루미 3,000마리를 기준으로 설정된 것이어서 현재 면적으로는 서식지가 협소하여 밀집을 막기 위한 먹이터 분산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 추가 확대 건의한 인안뜰은 총 109ha이며, 전봇대 161개 제거, 전선 일부 매설, 친환경 벼 재배 및 영농 보상, 흑두루미 영농단 운영 등을 포함하고 있다.

시는 올해 1월 12일 충남 서산시를 포함한 총 6개 지자체장을 초청해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 지자체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자체간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작년 연말에 국내 최초로 흑두루미 5마리를 포획해 위치추적기를 부착하여 월동지와 번식지의 이동루트를 추적하고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향후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잠재된 흑두루미 서식지를 확보하여 남해안 월동 벨트와 서해안 이동 벨트를 완성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동천하구 생태축 복원으로 도심~동천~순천만 생물 이동 통로 완성

순천시 계족산 심원마을에서 발원한 동천은 도심을 흘러 순천만으로 흘러드는 도시의 중요한 습지 생태축이다.

전 세계 자연습지는 1970년부터 2015년 까지 약 35%가 감소했으며, 습지 생물은 25%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동천에서 순천만으로 이어지는 자연환경은 매우 보전가치가 높다.

순천시의 습지 복원 노력은 이미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됐다.

동천 하구 주변 농경지에서 배출되는 농약과 비료 등 환경오염원을 제거키 위해 토지를 매입해 습지로 복원해 기수역 생태계로 복원했다.

그 결과 붉은발말똥게, 노랑부리저어새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생명의 땅이 됐다.

순천시는 지난 2009년 점 단위로 이뤄진 기수역 복원사업을 동천을 따라 도심까지 선 단위로 확대해 습지 생태축을 온전하게 연결키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순천만의 생태적 건강성을 도심 깊은 곳까지 유입시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도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에 동천하구 훼손지 복원사업을 국비 건의했다.

또한 동천과 순천만을 오가며 월동하는 천연기념물 201호 큰고니 개체수 감소 원인을 분석하고 현장 조사를 통해 먹이원인 새섬매자기 자생군락지를 확보했다.

순천시는 순천만 인근 국유지에 새섬매자기 괴경 이식 작업을 실시해 먹이원을 확보하고 체계적인 서식지 복원을 위해 큰고니 서식지 복원사업을 국비 건의했다.

▲국가정원과 국가해양정원을 연계한 세계유일의 생태도시 제시

노관규 순천시장은 전남형 국가해양정원을 추진해 남해안 생태도시 미래비전과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국가해양정원사업은 현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이며, 충남 가로림만, 경북 호미반도 해양정원사업은 예비타당성 심사 중이다.

전남도 여자만 국가해양정원 사업 대상지는 지난 2021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순천-보성 갯벌로 확정됐으며, 총 2000억 규모로 오는 9월에 예비타당성 대상사업으로 선정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다음해 예타 심사과정을 거쳐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개년에 걸쳐 추진된다.

세부사업은 여자만 보전관, 블루카본 생태학교, 바닷새 탐조관 등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교육과 복원을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사진=동양뉴스DB)
(사진=동양뉴스DB)

황선미(새 박사) 순천시 순천만보전과 “우리 순천시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고 순천만에 국한되었던 갯벌유산의 보전체계와 민·관·학 거버넌스 경험, 유네스코·람사르협약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여자만 전체로 확대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어 “순천시는 해양정원사업과 함께 블루카본 확대 강화, 갯벌복원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장익상 순천시 순천만보전과장은 “블루카본은 해양생태계의 탄소 흡수원을 말하며,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블루카본은 맹그로브숲, 염습지(갈대군락), 잘피림 등 3가지다”고 말했다.

이어 “육상 생태계에서 흡수하는 그린카본에 비해 탄소 흡수 속도가 최대 50배 빠르고 탄소 저장 능력도 5배 더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역 간, 국가 간 ‘연대’를 특히 강조했다.

이어 습지 보전을 위해 일관된 정책 집행과 홍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역 간 국가 간 연대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면서 두려워할 때 함께 연대하고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지혜를 모아 협력하며 서로 힘을 북돋우어 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또한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일관된 정책이 무너지지 않도록 전문가들의 이론적인 뒷받침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배려와 연대를 통해 자연과 공존의 길을 개척하는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 생명의 보고 습지보전으로 기후 위기와 사라져 가는 멸종위기 생명을 보전키 위해 앞서 행동했던 순천시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