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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아동문학가 故 권정생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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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아동문학가 故 권정생 선생
  • 김원식
  • 승인 2023.07.2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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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일 시인
허행일 시인(사진=동양뉴스DB)
허행일 시인. (사진=동양뉴스DB)

[동양뉴스] 아무리 암울한 시대에도 문인의 글과 영혼이 죽지 않았다면 그 시대는 분명 살아 있다.

이런 점에서, 경제위기로 팽배해진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넘쳐날수록 당신의 작품처럼 세상의 거름으로 살다 가신 아동문학가 고 권정생 선생이 더욱 그리워진다.

선생께서는 일본에서 태어나 평생 호의호식 한 번 없이 살다가 대구 가톨릭병원에서 돌아가시기까지 한국과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동화 '강아지 똥'을 비롯한 '몽실언니' '한티재 하늘' 등 수많은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장애인의 몸으로 태어나 평생 병마와 싸우면서도 명예를 멀리 하시고 적지 않은 인세수입에도 불구하고 로마제국시대 무소유의 대철학자 디오게네스처럼 철저히 검소한 생활만을 해 오셨다.

안동 조탑리 교회 종지기 생활을 하면서 죽고 나면 자신이 기거하던 다섯 평 남짓의 움막을 허물어서 자연으로 돌려주고 육신은 화장하여 움막 뒤의 빌뱅이 언덕에 뿌려 달라고 부탁하셨다.

또 네 장의 유언장에는 당신의 수입은 어린이들에게서 온 만큼 전 재산을 북한 어린이와 전 세계의 불쌍하고 굶는 어린이들을 위해 써 달라고 유언하셨다.

다음 생에는 건강한 육체로 태어나 스물다섯 나이에 스물셋의 여자를 만나기를 원하였으나 지금처럼 없는 사람이 고통받고 싸움질이나 하는 세상이라면 환생을 다시 생각하겠다고 유언장에 언급하셨다.

한 1년만 오줌 줄을 달지 않고 살았으면 소원이 없겠다던 고 권정생 선생님.

선생은 약자를 증언하셨고 부조리를 고발하였으며 민초를 깨우치셨다.

펜을 비수처럼 쓰는 사람도 있지만, 당신의 펜을 태양처럼 쓰셨다.

선생이 들어 올린 펜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되어 시대의 어둠을 밝혔다.

마치 낮은 곳으로 물이 흐르듯이 낮은 자리에서 깨달아 얻은 진실로 끊임없이 희망을 나누어주며 시대를 대변할 또 한 명의 권정생 선생이 그리워진다.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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