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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가족의 변화, 그 시작과 끝-교권추락의 이면, 부모의 애착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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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가족의 변화, 그 시작과 끝-교권추락의 이면, 부모의 애착장애
  • 김원식
  • 승인 2023.10.01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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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상 박사&송유미 교수의 '우리 家 행복한 家'
이제상 박사.
이제상 박사.

[동양뉴스] 지난 9월 21일 국회를 통과한 ‘교원보호 4법’은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지난 7월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자살사건으로 촉발된 교권 추락 이슈가 일단 일단락된 것처럼 보인다.

이로써 학교현장에서 교사가 위축되지 않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제도적 방패’가 교사에게 제공된 셈이다.

일부 학부모의 악성민원을 교사 개인에게 떠넘기던 것에서 앞으로는 학교와 교육 당국이 대처토록 했고,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무고성 아동학대로 변질되는 상황을 차단하는 장치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교권 추락 이슈는 학부모의 아동학대 무고와 악성민원 등을 제도적으로 차단했다는 겉모습과는 달리, 이 사태를 일으키고 있는 속모습을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하지 않다. 

◇ ‘군대’도 부모의 극성민원으로 몸살

먼저 농담으로 회자되는 ‘유치원 군대’ 또는 ‘군대 유치원’이라는 말을 보자.

자녀를 군인으로 입대시켰으나, 부모들이 자녀의 훈련과 근무에 일일이 간섭하는 등 극성민원을 제기하기 때문에 요즘 군대가 유치원인지, 군대인지 모르겠다는 자조에서 나온 말이다.

군인이면 으레 정신적 자립이 필수인데도 부모가 계속 개입하니 독립하기 어려워진다.

요즘 학교 학원뿐만 아니라 군대 그리고 회사, 대학원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성인이 된 자녀들의 심리적 자립심 부족은 심각한 실정이다. 

교권 추락 이슈는 부모의 악성민원 제기로 인해 교권이 추락하는 학부모-교사의 대립 양상이었다.

하지만 속모습은 유치원 군대처럼 학부모의 자녀에 대한 지나친 간섭과 개입이다.

부모가 자녀를 독립된 개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자녀와 동일시하거나 서로 융합되어있는 부모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근대적이고 부모의 심리적 장애현상까지 보인다.

우리는 종종 신문지상에 ‘가족 동반 자살’ 사건을 본다.

그러나 이는 ‘동반자살’이 아니라, ‘살해후 자살’에 대부분이다.

각자가 자살하려고 마음을 먹고 극단적 선택을 함께하는 동반 자살과는 달리, 일가족 사망 사건의 경우 자녀와 배우자를 먼저 살해하고 마지막에 자신도 세상을 등지는 살해 후 자살(murder-suicide)이기 때문이다. 

동반 자살이라는 표현에는 가부장 문화의 잔재가 보인다.

가장이 가족 구성원의 생살여탈권을 갖고 있다는 전근대적인 의식의 표현인 셈이다.

부모가 극단적 선택으로 남겨진 자녀들의 미래가 걱정될 수 있으나, 자녀를 독립된 개체로 보지 않는 심리적 장애를 안고 있는 것이다.

◇ 자녀를 독립된 개체로 보지 않는 심리장애

다시 학교 교권 추락이슈로 되돌아가보자.

아이가 학교 폭력으로 한 대 얻어맞고 왔다고 하면, 어느 엄마든지 화가 나고 억울하고 어딘가에 하소연하거나 대책을 마련하고 싶다.

그런데 엄마들 가운데, 유독 자기가 직접 얻어맞은 기분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일수록 자식과의 동일시를 넘어 지독하게 융합되어있는 것이다.

맞은 것은 아이인데, 엄마는 그 얘 엄마로서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입장이 안 된다.

그러면 아이와 엄마 자신을 분리시켜 생각하지 못한다.

한국 사회에서 이런 성향을 가진 부모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점이다. 

만약 교내에서 아이와 아이 간에 다툼이 발생하면 교사가 중재자가 되어 해결할 문제임에도, 아이들 간의 다툼에 이런 부모들이 꼭 개입한다.

그러면 아이들의 문제가 부모들 문제가 되고 사과로 끝낼 문제가 소송으로까지 이어져 해결방향은 교사들의 손은 떠나 통제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버린다.

교사는 양측의 이해와 요구를 감당하지 못하고 그 스트레스로 인해 고통스러워하게 되는 것이다. 

◇ 부모가 자신의 내면 치유하는 교육 필요

이런 성향의 부모는 성인이지만 내면에 결핍된 것이 많은 사람이다.

자기 마음속에 사랑, 관심, 인정 등을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자식들로부터 사랑, 관심, 인정 등을 받기 위해 자녀들을 동일시하거나 융합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도 애착장애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정신분석학적으로 원부모로부터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한 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집착으로 그 빈 공간을 메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런 부모가 있다면, 가족이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이고, 이런 부모가 많다는 것은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증거이다. 

송유미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소장은 “부모와 자식은 엄연히 분리된 개체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융합된 것은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증거”라며 “이에 대한 해결책은 부모가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치유하는 것이고 이를 필요한 것이 부모교육”이라고 했다.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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