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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신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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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신호등
  • 서다민
  • 승인 2023.10.27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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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범 교수의 세상을 보는 눈
강경범 교수.
강경범 교수.

[동양뉴스] 청아한 하늘빛과 뭉게구름 황금빛 들녘의 가을을 바라보면 누구라도 잠시 불확실한 세상의 혼란 속에서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오래전 모임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으례껏 “취미는 독서입니다”라는 말을 쉽게 접하였다. 세상이 변한 탓일까 이마저도 쉽게 찾을 수가 없다. 하지만 독서는 취미 이상의 것이 되어야 한다. 내 인생을 보다 바르고 풍성하게 보낼 것인지 탐구적 자세로 선인들의 지식과 경험을 내 것으로 만드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성에 놓여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던 때론 난관에 부딪히기도 하고 후회도 한다. 하지만 결과를 보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기에 책을 펴고 미래를 열자는 것이다.

인간과 동물에게는 발달 단계가 있다. 인간에게 있어 주어진 환경 중에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특히 어렸을 때 형성된 습관이나 태도는 수정하기가 어렵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불가역성의 원리가 있는 것처럼. 결정적인 시기를 놓치면 다시 습득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언제부터인가 낯설게만 느껴진 도서관의 사서에게 한 권의 책을 추천받으며 엉뚱하게 “엎어진 물 쓸어 담기”라는 속담을 떠올린다. 어떤 실수는 돌이킬 수 없는 과오로 남아 운명을 결정짓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하니 매사 일상에 조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스스로의 중요한 삶을 곧고 바르게 엮어 나가도록 몸부림치는 풍조보다. 느린 감이 있지만 머리와 가슴으로 고뇌하는 일의 소중함을 알기에 책 속에서 길을 찾아보려 노력해야겠다.

세대 차이란 유죄인가. 우리가 생각하는 일상적인 세대 차이란 부모와 자식 간의 간격의 차이를 의미한다. 자녀와의 대화 중 보통의 경우 변명 아닌 변명 중에 우리는 대부분 세대차이라는 명분을 앞세운다. 때론 자녀와의 대화 중 거북해지는 것이 싫어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이나 견해를 밝히지 않는다.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다. 솔직한 생각과 감정을 억누르며 상대의 뜻에 맞추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양자 모두 성장의 과정을 겪으며 끊임없이 의심하며 굳게 믿었던 신념의 변화 속에 새로운 삶의 가치를 정립시키는 것이다. 하루하루의 삶이란 행복과 기대 속에 희망을 꿈꾸기도 하지만 때로는 실망과 체념 속에 방황하기도 한다. 보다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한 첫 경험 속의 노력인 것이기에 서로 사랑하고 저항하며 맞설 준비를 하는 것이다. 어쩌면 각자의 마음가짐과 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모순덩어리가 세대 차이가 아닐까.

우리는 시간의 배열 속에 어둡고 침침함 보다 밝은 빛을 찾아 꿈틀거린다. 세대 간의 차이를 지나 세상 일 또한 혼자만의 힘으로 성공하는 일은 없다. 실패를 딛고 서로가 인내하며 힘을 모을 때 성공의 가도를 달려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권력이나 부를 잡았을 때 자신이 굉장히 위대한 사람인 것으로 착각하며 믿게 된다. 아래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나 내조하는 사람은 어느덧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행동한다. 그토록 겸손하던 사람이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자만심으로 가득한 자로 변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각자 인생의 길잡이로 어떤 신호등을 가지고 있을 것인가. 아직 목표를 설정하지 못한 경우에도 투자를 하지 않고 성공하는 법은 없다. 그저 자신의 신호등 속 능력 범위 안에서 자신과 싸움을 회피한 채 인내와 고통을 무시하고 단순히 인생의 연기자로서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고 싫어하는 것은 배척하며 살고자 할 때 세월은 기다려 주지 않을 것이다. 올 한해도 그 종착역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다. 화려함을 걷어낸 소박한 삶 속에서 과연 나의 신호등 불빛은 어떤 빛을 발할까.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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