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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원, “보험 적금으로 알고 가입하면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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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원, “보험 적금으로 알고 가입하면 낭패”
  • 이광재 기자
  • 승인 2013.06.20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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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필요해 보험 조기 해약하면 사업비 공제로 손해 불가피
보험을 은행의 적금으로 알고 가입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보험설계사가 저축성보험을 적금이라고 권유해서 소비자는 적금으로 알고 가입해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에 대해 금융소비자원은 20일 “저축성보험은 적금이 아닌데도 적금으로 알고 가입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보험은 가입 후 조기 해지를 할 경우, 적립금에서 사업비를 공제하므로 해지환급금이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금액이 적어 금전적인 손해를 볼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가입해야 한다”며 소비자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보험사는 은행의 적금을 판매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일부 설계사들은 저축성보험을 적금이라 소개하며 보험을 가입시키고 있고, 일부 소비자들은 보험을 적금으로 알고 가입하는 것.
 
소비자들은 저축성보험을 가입해도 은행의 적금처럼 원금 손해 없이 만기에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가입 후 급전이 필요해서 조기에 해지를 하게 되면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있더라도 납입한 보험료에 비해 턱없이 적어 낭패를 보고 있다.

속았다고 권유자를 원망하고 보험사를 매도하며, 억울하다고 보험사,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해 보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보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고, 사업비를 공제해서 낸 돈보다 적다”는 것이다. 억울한 생각이 들고 본전 생각이 나서 보험은 전혀 도움이 안되고 사기라고 하며, 타인에게 절대로 보험을 가입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두 번 다시 보험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한다.

이렇게 된 것은 보험사와 소비자 쌍방의 잘못에서 기인한다. 보험은 자발적으로 가입하기 보다는 설계사 권유에 의해서 가입하는 상품이므로, 권유자는 보험을 가입시키기 위해 저축성보험을 은행의 적금과 같이 포장하여 적금이라고 권유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과 다르게 설명하는 것은 분명 불완전판매이고 잘못이므로 보험사는 각성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소비자도 일부 잘못이 있다. 보험은 적금이 아니라 가입할 때 신중해야 하는데, 보험의 특성을 잘 알지 못하고 설계사를 너무 믿어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가입 초기 보험사로부터 받은 보험증권에는 적금이 아니라 ‘○○보험’이라 적혀 있는데도, 바로 이의를 제기해서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수년이 경과한 후 해약을 해서 손해를 보니까 그 때서야 이의를 제기한다.

적금을 가입하는 목적은 결혼자금, 자녀 학자금, 사업자금, 생활자금, 주택 전세/구입 자금 등과 같이 단기간에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와 같은 목적이라면 당연히 은행 적금을 가입해야 한다. 특히 중도에 급전이 필요하여 해지 하더라도 원금을 손해보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은행 적금을 가입해야 한다.

보험을 가입하는 주된 목적은 저렴한 비용(보험료)으로 사망, 암, 교통사고, 화재 등과 같이 불의의 사고를 대비하는 것이다. 갑자기 큰 사고를 당하면 거액의 돈이 필요한데 이를 충당하기 위해서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며, 이 경우 저축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그래서 위험보장을 보험 본래의 기능이라고 하는 것이고, 보장에 중점을 둔 보험을 보장성보험이라고 한다.

저축성보험은 위험 보장과 저축을 겸하는 보험으로 보장성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비싸다. 보장성보험은 계약자가 보험금을 타지 않고 만기가 되더라도 이미 낸 보험료는 돌려받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자동차보험, 화재보험, 정기보험, 암보험, 종신보험이 대표적이다. 저축성보험은 만기 생존시 받는 보험금(만기환급금 포함) 합계액이, 이미 낸 보험료를 초과하는 보험으로 저축(적립)보험, 재테크보험, 연금보험이 대표적이다. 보험사에서 적금이라고 소개하면서 가입을 권유하는 것은 대부분 저축성보험이다.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변액의 경우, 투자수익률)과 은행적금의 이율을 단순하게 비교 하면 안된다. 은행 적금은 낸 돈이 모두 원금이 되어 이자가 붙지만, 보험은 보장보험료와 사업비를 뺀 저축보험료가 원금이 되어 이자가 붙으므로 원금에서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저축성보험은 대부분 중장기적인 상품으로 한번 가입하면 절대로 해지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경우에만 가입해야 한다. 보험은 가입 후 조기에 해지하면 해지환급금이 통상 낸 보험료보다 적거나 없을 수 있어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는데, 납입한 보험료에서 모집 수수료 등 각종 비용을 공제한 후 환급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보장성보험은 계약초기에 해약하면 해지환급금이 거의 없다. 저축성보험도 가입조건, 적용이율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통상 해지환급금이 원금 수준에 도달하려면 7년 정도 납부를 해야 한다. 그래서 보험을 가입할 때는 단기적 이율에 매달리지 말고 장기적 안목으로 신중하게 따져 봐야 한다.

금소원 오세헌 보험국장은 “적금과 보험은 어느 것이 좋고 나쁘고를 따질 문제가 아니라, 양자의 특성과 차이를 명확히 알고 가입목적에 적합한 것을 선택, 가입하는 것인데, 잘 모르고 가입하기 때문에 뒷 탈이 나는 것”이라며 “저축은 은행 등 예·적금 상품에 가입하고, 보장은 보험으로 커버하는 것이 기본이며, 이렇게 하는 것이 저축과 보험 각각의 효용을 최고로 높이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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