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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시민들 가두시위..."한나라당 해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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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시민들 가두시위..."한나라당 해체하라"
  • 정혜규
  • 승인 2011.11.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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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5천여명 거리 진출...경찰 물대포 쏘고 무차별 연행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날치기 처리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일각에서는 한미 FTA 비준안이 처리되고 나면 반대 여론도 잠잠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22일 '날치기'를 지켜본 국민들은 전국 곳곳에서 강력한 항의시위를 벌였다. 국민들의 분노는 한나라당과 이명박으로 정확히 향했다.

 

국민의 분노는 가두시위 참가자수로 확인됐다. 오후 8시30분. 명동 눈스퀘어 앞 도로에서 한 명의 구호로 시작된 시위는 오후 명동성당을 지나 을지로 2가 방향으로 행진할 즈음 5000여명으로 늘어났다. 집회가 끝나던 오후 11시에도 1000여명이 명동 거리를 지켰다.

 

이날 시위에는 촛불집회 한 번 나가보지 않았던 시민들도 대거 참여했다. 트위터나 뉴스를 통해 한나라당의 날치기 장면을 지켜본 시민들이 주저없이 거리에 나선 것. 이날 처음 한미 FTA 반대 집회에 참여했다는 직장인 김범진(26)씨는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민의 권리를 빼앗겼다는 생각에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시위 대열이 급격히 늘어난 데에는 시위 소식을 몰랐던 시민들이 명동 거리에서 시위 장면을 보고 합류한 것도 한 몫 했다. 시위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많은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참가자들이 명동에서 맞닥뜨린 것은 물대포와 경찰의 연행이었지만 "한미 FTA 폐기하라", "한나라당 해체하라" 등을 외치는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지금껏 '가두시위'를 경험조차 해보지 않았던 시민들에게 경찰은 물대포와 연행작전으로 대응했다. 놀랄 법도 했지만, 시민들의 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밤 11시가 되도록 1000여명이 시위 현장에서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날 끝까지 가두시위에 참여한 조익진(26)씨는 "오늘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해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며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이 비준안 날치기에 실망해서 돌아가길 바랐을 것이나 오히려 이날 시위를 통해 한미 FTA 발효를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뿐 아니라 부산, 창원, 수원 등 전국 곳곳에서 집회가 열렸다. 한나라당 경남도당 사무실은 문이 뜯기고 현판이 부서지기도 했으며 부산에서도 400여명의 시민들이 집회를 열었다.

 

들끓는 민심을 확인한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에서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끝장 투쟁을 예고했다. 그 첫번째로 범국본은 23일 오전 대표자 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한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드디어 싸움에 불이 붙었다. 한미FTA 날치기로 국민들의 목소리가 줄어들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었다"며 "오늘 집회는 국민이 한나라당에 대해 사망선고를 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한나라당에 맞서 야당, 국민들과 끝까지 싸울 것이다"고 밝혔다.

 

시위 참가자들은 23일 오후 7시 대한문 앞 집회를 약속했다. 참가자들은 "내일 투쟁은 훨씬 많은 사람들이 참가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3일 집회는 이미 예고된 대로 '나는꼼수다' 출연진이 함께 할 예정인데다 시민사회 단체, 정당, 국회의원들이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중의소리=정혜규·조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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