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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태우 전 대통령 영면…김 총리 "공적에도 애도만 하지 못해,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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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태우 전 대통령 영면…김 총리 "공적에도 애도만 하지 못해,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
  • 서다민
  • 승인 2021.10.3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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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사진=동양뉴스DB)
고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사진=동양뉴스DB)

[동양뉴스] 서다민 기자 = 고(故) 노태우 전(前) 대통령이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거행된 국가장(國家葬) 영결식을 끝으로 영면에 들어갔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은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에서 출발해 고인이 별세 직전까지 머물렀던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으로 향했다.

유족들은 자택에서 노제(路祭)를 치른 뒤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영결식을 가졌다.

영결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 고민에 대한 묵념 및 약력 보고, 장례위원장인 김부겸 국무총리의 조사, 노재봉 전 국무총리의 추도사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노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에서 조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많은 공적보다 우리 마음을 움직인 것은 유언을 통해 과거 잘못에 대해 국민들께 사죄와 용서의 뜻을 밝힌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먼저 88서울올림픽의 성공 개최, 북방외교, 남북관계 전기 마련, 토지공개념 도입 등 노 전 대통령의 공적을 소개한 뒤 "이처럼 고인이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많은 공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가 애도만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이 우리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큰 과오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우리는 역사 앞에서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들에게 이해와 용서를 구할 때 비로소 진정한 화해가 시작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가족께서 5·18 광주민주묘지를 여러차례 참배하고 용서를 구했다. 고인이 병중에 들기 전에 직접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만나 사죄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남는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오늘 우리는 대통령 영결식에서 그 누구도 역사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준엄한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며 "국가장에 반대하는 국민들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 어떤 사죄로도 5·18과 민주화과정에서 희생하신 영령들을 다 위로할 수 없음을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모든 역사는 현재의 역사다. 과거는 묻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역사로 늘 살아있다"며 "오늘의 영결식은 고인을 애도하는 자리이자 새로운 역사, 진실의 역사, 화해와 통합의 역사로 가는 성찰의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족을 향해서는 "오늘 국가장의 의미와 국민들 마음을 잊지말고 지금처럼 고인이 직접 하지 못한 사과를 이어가 주길 바란다"며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에도 끝까지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이후 불교·기독교·천주교·원불교 순으로 종교의식이 진행됐고 고인의 생전영상 상영과 헌화·분향, 추모공연이 이어졌다.

추모공연에서는 가수 인순이씨와 테너 임웅균씨가 '88서울올림픽' 주제가인 '손에 손잡고'를 불렀다.

고인의 유해는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절차를 거친 뒤 경기 파주 검단사에 안치됐다. 이후 유족들은 묘역 조성 후 유해를 파주 통일동산에 다시 안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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