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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된 남편 뜻 이어 장학금으로 2억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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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된 남편 뜻 이어 장학금으로 2억 전달
  • 오효진
  • 승인 2016.04.2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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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동양뉴스통신] 오효진 기자= 고인이 된 남편의 뜻을 이어 장학회를 만든 류덕희 여사(70)가 뒤늦게 알려져 미담이 되고 있다.

20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류 여사는 지난달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남편(고 최광수)의 뜻이 이어지길 바란다며 상당고등학교로 2억 원을 송금해 왔다.

류 여사의 남편인 최 교사의 이야기는 17년 전으로 올라간다.

최 교사는 충북 청주시 상당고등학교에서 명예퇴직을 한 1998년부터 연 1000만 원의 장학금을 매년 기탁했으며, 자신이 고등학교, 대학교 때 장학금을 받아 학업을 마친 신세를 세상에 갚아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긴 것이었다.

장학금은 퇴직금 이자와 형의 달팽이 농장 일을 거들며 받은 돈을 보태 마련됐고, 학교 측은 이 돈을 ‘최광수 장학금’으로 이름을 붙여 운영해 왔다.

그는 파킨슨병으로 투병생활을 시작하기 전인 2008년까지 매년 장학금 기탁을 이어왔으며 금액으로는 1억1000만 원에 달한다.

‘최광수 장학금’은 2009년부터 잠시 휴면기간을 가졌고 최 교사는 2011년 7월 6일 72세를 끝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 뒤에 계속 이어졌다.

부인 류 여사는 남편이 영면한 뒤 형편이 어려워졌음에도 남편의 뜻을 기리고자 2011년 9월부터 매월 120만 원씩 연 1440만 원의 장학금을 계속 기탁해 온 것이다.

지금까지 ‘최광수 장학금’으로 혜택을 받은 학생은 모두 220명, 금액으로는 총 1억7000여만 원이다.

남편의 뜻을 이어오던 류 여사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최광수 장학금’이 계속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되었고, 고민 끝에 2억 원이라는 거금을 세상에 내놓게 됐으며  이에 상당고등학교는 고인의 이름을 딴 ‘최광수 장학회’를 만들었다.

또 앞으로 노력을 기울여 '최광수 장학재단'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며, 재단은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본재산 3억 원 이상일 때 가능하다.

김병규 교장은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매년 5월에 서울시의 실버타운에 사는 여사님을 찾아뵈는데 늘 허름한 옷을 입고 계셨다”며 “평소 자신을 위해서는 돈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고인이 된 최 교사가 상당고에 근무한 것은 1997년 한 해였지만 그는 영어동아리를 만들어 팝송을 지도하는 등 창의적인 수업으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을 만큼 제자 사랑이 남달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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